
선동열 감독이 KIA 사령탑으로 취임하면서 역대 최고의 투수와 2011시즌 최고의 투수가 만났다. 선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경기를 책임질 수 있어야 진짜 에이스”라는 말로 윤석민을 독려했다. 스포츠동아DB
타이거즈 에이스 후계자를 향한 진심어린 조언
올시즌 17승 거뒀지만 대량실점 무너지기도
“컨디션 나빠도 경기 책임져야 진정한 에이스”
담력·노련미 등 더해 ‘제2의 선동열’이 돼라!
“컨디션이 최악일 때도 다른 투수들의 최상일 때만큼 경기를 책임져야 진짜 에이스다.” KIA 선동열(48) 감독이 타이거즈 에이스 계보의 후계자인 윤석민(25)에게 바라는 진심이다.
역대 최고의 투수로 불렸던 감독, 그리고 2011년 한국프로야구 최고 투수의 만남. KIA 선 감독과 윤석민은 다음달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사령탑과 선수로 함께 한다. 11월 마무리훈련이 있었지만 윤석민은 체력훈련에 집중하느라 선 감독 앞에서 공을 던지지 않았다.
새 출발을 앞두고 서로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선 감독은 윤석민에게 정상 도전을 위한 에이스의 모습을 바라고 있다. 윤석민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려줄 스승으로 우러러보고 있다.
선 감독은 KIA 사령탑 취임 직후 불펜 보강에 대한 고충을 이야기하다가 “윤석민이 5명 있으면 불펜 구성에 무슨 고민이 필요하겠나”라고 웃으며 윤석민에 거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최고 투수의 계보를 이을 완벽한 에이스가 되기 위해 더 갖춰야 할 부분도 잊지 않았다. 선 감독은 “좋은 공을 갖고 있다. 컨디션이 최상일 때는 문제될 게 없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등판했을 때 경기를 어떻게 책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수가 매번 최고의 몸 상태로 마운드에 오를 순 없다. 투수는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예민한 포지션이다. 정상급 투수라도 아주 작은 환경변화에 갑자기 무너지며 대량 실점을 한다.
윤석민은 올 시즌 주무기 슬라이더가 정확하게 구사되면 타자가 파울을 치기도 힘들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순식간에 허물어지기도 했다. 올해 부상 이전까지 이닝이터로 이름을 날린 용병 투수 로페즈에 대해 포수 차일목은 “주무기 싱커의 각이 좋지 않다고 스스로 판단하면 2회부터 전혀 다른 공으로 승부를 거는 영리한 투수다. 연이어 긴 이닝을 책임지는 비결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몸 상태를 빨리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얘기다.
선 감독이 윤석민에게 원하는 것은 항상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굳건한 에이스의 모습, 그리고 이 같은 꾸준함이다. 슬라이더라는 최고의 무기를 지닌 윤석민이 앞으로 담대한 경기운영 능력, 타자와의 대결을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볼 수 있는 노련함을 더한다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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