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보아오빠’ 권순욱 감독 “대학 삼수하고 가수 꿈 접었어요”

입력 2011-12-20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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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오빠로 유명한 권순욱 메타올로지 대표. 그는 항상 바쁘게 생활하는 보아를 보면 불쌍하고 안쓰럽다고 했다. 하지만 톱스타로서 꿈을 펼쳐나가는 동생을 대견해 하기도 했다.


K-POP 스타 보아의 둘째 오빠 권순욱 뮤직비디오 감독(31)은 CF 뮤직비디오 제작회사 메타올로지를 운영하고 있다. 보아의 'GAME'과 걸스데이의 '한번만 안아줘', 신인 걸 그룹 뉴에프오 (New.F.O)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회사다.

권순욱 감독과 그의 식구들을 만나기 위해 '메타올로지'를 방문했다. 권순욱 감독을 비롯해 현재 메타올로지의 핵심 멤버인 이정국 프로듀서와 이형안 제작팀장, 김호곤 프로덕트 매니저가 기자를 맞이했다.

'메타올로지'의 작업실은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다. 사무실이라는 딱딱한 느낌 대신 동아리 방 같이 친근한 분위기랄까. 한쪽에 머그잔과 수저, 간이침대가 있었다.

권순욱 감독은 "'메타올로지'를 운영하기 전에 다른 분야의 사업도 많이 해봤지만 그런 사업은 혼이 없었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한때 가수의 꿈을 키웠던 권순욱은 이제 '메타올로지'의 감독으로서 자신의 포부를 펼쳐나가고 있었다.

▶ "저희는 외인구단이에요."

홍익대학교에서 영상에니메니션학을 전공한 권순욱 감독, 사진을 전공한 김호곤 프로덕트 매니저와 달리 임정국 프로듀서와 이형안 제작팀장은 영상 전공자가 아니다. 임정국 프로듀서는 그룹 '플라스틱마이크'에서 랩퍼로 활동했으며 이형안 제작국장은 비보이(B-Boy) 댄서로 활동했다. 메타올로지에서 영상을 시작한지는 2년 정도 됐다.

권순욱 감독은 "영상 전공자라고 해서 영상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저희가 직접 뮤직비디오에 출연할 때도 있어요. 걸 그룹 걸스데이의 '한번만 안아줘' 뮤직비디오에서 처음에 등장하는 남자는 이형안 제작팀장이에요. 이형안 씨는 보아의 첫째 오빠 권순훤 씨의 '여인의 향기' 연주 뮤직비디오에서 맹인 역을 맡아 비보이 댄스를 직접 선보이기도 했어요."

권순욱 감독은 앞으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 "저희는 후반작업 때문에 다작을 못해요."

메타올로지는 핵심 멤버 4명이 기획 감독, 촬영부터 후반작업까지 직접 한다고 한다.

"보통 다른 영상 팀의 경우 편집 작업 인력을 따로 두는데, 저희는 감독님이 컬러 잡고 저희가 편집을 하죠. 후반작업을 저희가 다 해요."(임정국)

"후반작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시키면 영상이 저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나오더라고요. 촬영을 직접 한 당사자가 아니면 이 부분을 왜 이렇게 찍었는지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죠." (권순욱)

-그렇다면 업무량이 많을 텐데 힘들지 않나요?

"그래서 저희가 다작을 못해요. 한 달에 작품 두 개 정도 하면 정말 힘들어요. 대신 저희만의 색을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아요." (권순욱)

▶ "삼수하고 나니까 가수하기 싫더라고요"(권순욱)

-권순욱 감독의 동생 보아는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했는데, 부럽지 않나요?

"저도 고등학생때는 가수 제의를 많이 받았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에는 춤으로 전국대회에서 일등을 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와 동생의 상황은 좀 달랐어요. 동생 보아는 초등학생때 오디션에 붙어서 가수의 길을 가기 시작했고, 저는 수능을 앞두고 있는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어요. 당시 형이 서울대를 합격하자 어머니께서 공부를 하라고 압박을 주시더라고요."(권순욱)

"그래서 공부를 했는데 잘 안되서 재수를 했어요. 미술학원을 등록하고 열심히 배웠죠. 하지만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삼수를 한 끝에 대학에 들어가게 됐어요.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이렇게 삼년동안 고생해서 대학에 들어왔는데 가수는 무슨 가수, 그냥 이걸로 먹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가수의 길을 접게 됐어요."(권순욱)

-동생 보아의 'GAME' 뮤직비디오를 제작하셨는데, 또 만들어 주고 싶지 않나요?

"그때 보아 'GAME'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저하고 임정국 프로듀서하고 살이 정말 많이 빠졌었어요. 신경을 많이 써서요. 보아의 뮤직비디오야 또 만들어 주고 싶은데, 한국 활동을 거의 안하니까요."(권순욱)

권순욱 감독-김호곤 프로덕트 매니저-이정국 프로듀서-이형안 제작팀장(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팬의 입장에서 팬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최근 '메타올로지'가 만든 신인 걸 그룹 뉴에프오 (New.F.O)의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모았어요.

"멤버들이 유에프오(UFO)를 타고 와서 유에프오(UFO)를 타고 떠나는 콘셉트죠. 마지막에 유에프오가 마지막에 떠 있는데, 정말 잘 만들었어요. 후반작업까지 다해서 2달 정도 걸렸어요. 이 걸 그룹 이름도 제가 제안했어요."(임정국)

-걸 그룹 '걸스데이'와는 인연이 깊죠?

"걸스데이의 뮤직비디오 '반짝반짝', '한번만 안아줘' 등을 제작했어요. 걸스데이는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팬들이 원하는 것을 많이 반영해 주려고 해요. 걸스데이 유트브에 가면 게임버전 뮤직비디오도 있어요. 롤플레잉 게임을 하듯이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어요. 팬들이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임정국)

-어떻게 그렇게 팬들의 마음을 잘 아나요?

"저희가 아무래도 가수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아는 것 같아요. 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 전 멤버들과 얘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힙합듀오 '크리스피크런치'의 경우 그들만의 자유분방함과 화끈함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을 썼죠."(권순욱, 임정국, 이형안)

-해외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적이 있나요?

"중국에서도 뮤직비디오 제의가 많이 와요. 중국 그룹 'HIT-5' 등 많은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작업했어요."(권순욱)

-권순욱 감독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영화를 할 생각이에요. 전형적인 스타일보다는 틀을 깨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 남들보다 재미있고 특이하고 진하게 하려고 해요. 메타올로지만의 색을 드러내고 싶어요."(권순욱)

사진제공 메타올로지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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