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유명한 CF문구인데, 대표팀 최강희 감독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표현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대표팀을 이끌기로 합의한 최 감독은 25일, 벼르고 벼르던 겨울 휴가를 떠났다. 올해 초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최 감독은 “집에서 도통 얼굴을 보기 힘들다보니 가족들이 날 하숙생처럼 대접한다”는 농을 쳐왔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12월이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몸담은 전북이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가장 늦게 시즌을 마친 최 감독은 전주와 서울을 오가며 평소 대하기 어려웠던 축구계 선후배 및 지인들에 인사 하러 다니느라 짬을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생활은 오래 가지 못했다. 축구협회가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면서 대표팀 구원투수를 맡을 적임자로 언급됐기 때문이다. 곧장 칩거 모드에 돌입했다. “외출을 할 수 없었다. 누굴 만나면 또 이상한 오해가 나올까봐 정말 걱정스러웠다.”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협회의 제의를 수락하고 다시 바빠졌다. 껄끄러우면서 바쁜 일과였다. 전북 구단에 양해를 구해야 했고, 협회를 방문해 계약 사항 등을 협의하고 기자회견과 같은 공식 행사에도 참석하느라 하마터면 이번 휴가도 미룰 뻔 했다.
출국 직전, 전화 연락이 닿은 최 감독은 “잠시 지하에 다녀오겠다”며 잠깐의 잠수 모드를 알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