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亞 3차예선 최종전 상반된 행보
내년 1월부터 훈련…2월엔 중국과 평가전
日서 전지훈련 등 한국원정 대비 일정 빡빡
축구협, 조기차출 의논 뿐 평가전 등 계획없어
한국축구의 운명이 이 한 판에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2월29일 홈에서 쿠웨이트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을 갖는다. 그런데 상대인 쿠웨이트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비장하다. 무조건 승점 3을 챙겨야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쿠웨이트이기에 한국 원정에 모든 걸 걸고 있다. 월드컵 3차 예선 경기의 경우, 각국 대표팀은 경기 당일을 포함해 4일 밖에 소집을 할 수 없다는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도 쿠웨이트는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모든 게 대표팀 위주로 돌아간다. 쿠웨이트는 내년 1월 초부터 강화 훈련에 돌입한다. 당장 1월17일 쿠웨이트시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 경기를 잡아뒀고, 2월 초에는 한국과 환경이 비슷한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갖는다. 그리고 2주 가량의 일본 전훈을 마치면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르고 한국 땅에 입성한다는 마스터플랜을 일찌감치 짰다.
이달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아시아축구연맹(AFC) 하우스를 찾아 아시안컵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박태하 전 국가대표팀 코치는 “당시 고란 투페즈지치 감독을 비롯한 쿠웨이트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자리했는데, 상당히 준비가 잘되고 있다는 생각을 받았다”며 ‘한국전 올인’을 선언한 쿠웨이트의 기류를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아직 구체적인 준비 계획이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일정보다 열흘 가량 빠른 소집 훈련을 위해 프로축구연맹과 태극전사들의 조기 차출을 희망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정확한 스케줄을 확정짓지 못했다. 다만 연맹과 K리그 각 팀들이 대표팀이 비상시국이란 점에 동조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사인만 전달받았을 뿐이다.
공식 A매치 기간도 아니라 평가전 계획도 잡지 못했다. 전지훈련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에야 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했다는 것 외에는 상황 변화가 없다.
협회 관계자는 “최강희 감독과 이 문제를 놓고 한 차례 논의를 했다. 일단 휴가를 다녀온 뒤 최 감독의 얘기를 들어보고 제반 사항을 다시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