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하 서울코치, 서정원 코치. 스포츠동아DB
“전코치들 이중계약…잔여연봉 못줘”
진흙탕 싸움이다. 이 싸움의 원인 제공은 대한축구협회가 했다. 어설픈 행정 처리 때문에 또 다른 파문이 일고 있다.
협회는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을 보좌해 온 박태하 수석코치와 서정원 코치에게 잔여 연봉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협회가 내세운 논리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박 코치와 서 코치가 각각 FC서울과 수원 삼성 코치로 자리를 옮겼으니 돈을 줄 수 없단다.
협회 김진국 전무는 25일 “(두 코치는) 계약 기간 내 새 직장을 구했기 때문에 연봉을 달라는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여기서 ‘계약기간 중’이란 부분이 흥미롭다. 이날 김 전무는 “오히려 이중계약으로 협회가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했다. 협회가 내세운 논리대로라면 박 코치와 서 코치, 브라질 국적의 가마 피지컬 코치는 아직 계약 상태다. 최근 조 감독 경질 건이 중대를 요하는 긴급 사안이라고 판단한 협회는 (조중연) 회장의 직결 권한으로 일을 처리했다. 하지만 회장 직결 권한으로 처리했어도 아직 협회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고, 또 승인이 나지 않아 조 감독의 해임은 내년 1월 중순에나 확정된다. 연장선에서 최강희 신임 감독의 선임도 확정 상태가 아니다. 더욱이 양 측은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결국 조광래호의 코칭스태프는 계약 상태다.
그런데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완전 다르다. 박 코치와 서 코치는 8일 조 감독의 경질이 협회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김 전무가 참석한 자리에서 발표됐기 때문에 자동 해임으로 파악했다. 이들의 계약서에는 ‘감독이 해임될 경우 코치들과의 계약도 종료 된다’는 내용이 삽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협회는 “후임 감독이 불러주지 않을 때 정식으로 해임 된다”는 주장을 폈으나 이는 존재하지도 않는 문구다. 더욱이 새로운 감독이 선임 됐을 때, 전임 코치들이 유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결국 코치들은 새 감독이 간택하기 전까지 새 직장조차 구할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질된 코칭스태프가 일자리를 찾아간 것을 두고 이제는 ‘이중 계약’이라고 몰아붙이는 대한축구협회. 정말 비상식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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