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율. 스포츠동아DB
“몸상태 좋다…정대현 등과 무한경쟁”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고 있다. ‘마무리는 내 자리가 아니다.’ 그러나 맥없이 ‘못 하겠다’, ‘안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으로 팀의 마무리 역할을 다시 한번 맡겠다는 다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송승준 등 동료들과 함께 지난달 20여일 넘게 괌에서 자비 훈련을 했던 롯데 김사율(32·사진)은 2일 “모처럼 비활동기간에 많은 땀을 흘려 몸 상태가 좋다. 자신감도 얻었다”며 “내가 팀의 붙박이 마무리라고 생각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스프링캠프부터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사율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팀 마무리를 맡아 20세이브를 올리며 삼성 오승환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7월 이후 팀이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데에는 4연속경기 세이브 등 고비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준 그의 힘이 컸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기억은 벌써 머리 속에서 지웠다.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프로에 입단한 뒤 길고 긴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뒤늦게 다시 꽃을 피운 터라 ‘어려운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선 매일 스스로 새로워져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수년 동안 팀 마무리를 한 것도 아니고, 이제 갓 1년을 했을 뿐이다. 마무리가 내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래서다.”
올해 주장까지 맡아 어깨가 한층 무거워진 김사율은 “보직이 무엇이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 그게 팀도 위하고 후배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