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대수는 2011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 감격을 올해 다시 느끼고 싶단다. 스포츠동아DB
“올해도 또 울고 싶습니다.”
한화 이대수(31)의 새해 희망이다. 얼핏 이상하게 들린다. 하지만 얘기를 듣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난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가장 큰 감동을 안긴 장면은 ‘이대수의 눈물’이었으니 말이다.
11년 전 신고 선수 시절부터 동경했던 무대에 직접 올랐고, 주인공이 됐다. 시상식 며칠 전에 둘째 딸이 태어났을 때도 울지 않았던 그였다. “첫째가 태어났을 때는 시즌 중이었지만, 둘째는 제 손으로 직접 받았어요. 남들은 감격적이어서 운다고들 하는데, 전 힘들어하는 아내 때문에 마음이 아프고 실감도 안 나서 못 울었어요. 그런데….” 시상식 단상에 올라서니 눈물이 났다. 아내와 아이들이 생각났고, 뒷바라지하느라 고생했던 부모님이 떠올랐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게 치밀어 올랐다. SK에서 두산으로, 그리고 다시 한화로 두 번이나 팀을 옮기면서 남몰래 마음 고생했던 기억도 스쳐갔다. “그 전에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는지 기억도 잘 안난다”던 이대수는 그렇게 엉엉 울어 버렸다.
그는 올해 또 한 번 울겠다고 다짐한다. 당연히 기쁨의 눈물이다. 이대수는 “1년 전, 체력을 키우고 타격에 신경 써서 골든글러브를 노리겠다고 말하면서도 나 자신조차 반신반의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는 ‘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자연스럽게 골든글러브 2연패라는 새 목표도 생겼다. 역대 골든글러브를 2연패한 유격수는 김재박 이종범 유지현 박진만 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대수는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는 걸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