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훈.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12/01/02/43036636.2.jpg)
조영훈. 스포츠동아DB
조영훈이 경산에 처음 나타난 때는 지난달 13일. 아시아시리즈를 마치고 귀국해 열흘 넘게 “아무데도 안 가고 집에 있는데 몸이 근질근질하더라.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는 그가 마음을 다잡고 경산으로 출근한 첫 날, 주위사람들은 모두 화들짝 놀랐다. 레게 가수 뺨치는 그의 헤어스타일 때문이었다. 송삼봉 단장은 “도대체 왜 그랬냐. 당장 단정하게 깎고 와라”고 호통(?)을 쳤다. 2군을 전담하느라 경산에 상주하는 양일환 투수코치는 한술 더 떠 “머리에 가발을 쓰고 왔냐”며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었다.
주변의 마뜩찮은 시선에도 굴하지 않은 조영훈이 스스로 밝힌 희한한 헤어스타일의 정체는 일명 ‘호일 파마’. 쿠킹호일로 머리카락을 둘둘 말아 ‘볶은’ 것이다.
그는 “모든 걸 다 바꿔보고 싶었다. 어차피 팀 훈련이 시작되기(1월 9일) 전에는 자를 생각”이라며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
조영훈에게는 가뜩이나 버거웠던 1루수 주전경쟁이다. 올해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가세로 한층 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모든 걸 다 바꿔보고 싶어” 처음 해본 헤어스타일에는 어느덧 프로 8년째를 맞은 그의 절박한 처지와 굳은 결심이 담겨있는지 모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jace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