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무대 실패·亞게임 불참 등 시련
홍명보호서 7개월만에 골맛 ‘부활’
소속팀 광주도 에이스 활약 기대감
“올해는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하지만 난 가장 절실하다. 오늘도 미친 듯이 뛰겠다.(중략) 날 의심 말고, 날 믿고 후회 없이 뛰자.”홍명보호서 7개월만에 골맛 ‘부활’
소속팀 광주도 에이스 활약 기대감
올림픽대표팀 김동섭(22·광주FC)이 15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태국과의 킹스컵 1차전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모처럼 선발 출격한 김동섭은 74분간 뛰었고, 전반 42분 짜릿한 선제골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올림픽호에서 골 맛을 본 건 작년 6월 요르단과 올림픽 2차 예선전(3-1 승)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그간 기쁨보다 아픔이 많았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월드컵을 계기로 홍명보 키즈로 성장한 그는 일본 무대 실패로 광저우아시안게임에 불참했고, 올림픽팀에서도 잔 부상에 시달렸다.
그 사이 김현성(FC서울) 등이 빠르게 성장했다. 작년 9월 허벅지를 다쳐 파주NFC에 소집됐다가 중도 이탈했고, 11월 카타르 원정 때는 벤치에 머물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2월 홍명보자선축구에 합류하지 못해 심한 가슴앓이를 했다. ‘이대로 잊혀진 게 아닐까’란 걱정도 컸다는 후문.
그러나 기회가 왔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경기도 모처에서 몸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를 놓칠 리 없었다. 열망에 가득 찬 제자의 눈빛을 읽었다. 태국전 득점포는 당연한 귀결이었다. “집중하다보니 기회가 왔다. 쉬는 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화려한 김동섭의 날개짓에 흐뭇한 건 광주도 매한가지. 사실 소속 팀에서도 어려움이 꽤 많았다. 박기동, 이승기 등 또래 동료들에 밀린 김동섭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골을 넣으면 라이벌들이 부각됐거나 팀이 지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브라질 용병 주앙 파울로는 또 다른 벽이었다. 그래도 광주 최만희 감독의 기대는 남다르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 예고된 만큼 김동섭의 활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 감독은 “마음이 여린 듯해도 독한 구석이 있다. 꾸준하고 성실하다. 우리가 창단 2년차 징크스를 깨고, 한 걸음 올라서려면 동섭이와 또래들이 잘해줘야 한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