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남 조동건-수원 황재원 맞트레이드
팀 떠나는 제자에 애정어린 조언
“네가 가서 잘 하는 게 성남에 대한 복수다. 더 성장해라.”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이 ‘애제자’ 조동건(26)을 떠나보내며 건넨 말이다.
성남과 수원 삼성은 30일 공격수 조동건과 수비수 황재원(3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황재원이 작년 무릎 수술 후 4월 복귀 예정으로, 현재 재활 중이라 성남은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메디컬테스트 결과만 나오면 공식발표를 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건 조동건의 이적이다.
조동건은 신 감독의 대표적인 애제자였다. 조동건은 2008년 K리그 입단 후 데뷔전부터 2경기 연속 2골을 넣으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다. 감각과 힘을 고루 갖춘 차세대 공격수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늘 고생했다. 성격이 소심해 1∼2번 찬스를 놓치면 슬럼프가 길어져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했다. 신 감독은 속이 끓었지만 참았다. 실수한 날 오히려 등을 두드려 줬다. 중요한 경기에서 기회를 줬고, 조동건은 득점으로 보답했다. 위기의 순간에는 늘 조동건의 발이 불을 뿜었다. 작년 FA컵 결승골의 주인공도 조동건이었다.
특히 조동건은 득점 후 벤치까지 전력질주해서 신 감독을 안고 벌렁 쓰러지는 세리머니로 큰 화제를 모았다.
신 감독은 트레이드 합의가 되자 일찌감치 조동건을 불렀다.
“네가 밉거나 실력이 떨어져서 보내는 게 절대 아니다. 수원도 성남 못지않게 좋은 팀이라 보낸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네가 가서 잘 하는 게 성남에 대한 복수다. 더 성장해라.”
조동건이 올 시즌 친정 팀 성남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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