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코어 스마트폰? 풉, 중요한 것은 ‘세대교체’와 ‘공정’

입력 2012-02-24 17: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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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국제전시회 ‘MWC 2012’에 맞춰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스마트폰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사용자들 대다수가 ‘쿼드코어 = 성능증가’라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프로세서의 코어가 늘어난 만큼 스마트폰이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성능이 증가한 만큼 스마트폰의 실제 사용시간도 줄어든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성능이 증가하면 전력소모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MWC 2012에서 공개될 스마트폰 대다수는 이전 세대의 기술 및 공정으로 제작된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다. 따라서 과연 전력소모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성능을 개선하면서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그것이 바로 ‘프로세서 세대교체’와 ‘공정 개선’이다.

이제 프로세서 세대교체, 공정 개선이 대세다

‘프로세서 세대교체’란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에 맞춰 성능을 개선하고 전력소모를 줄인 신형 프로세서를 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모바일 칩셋의 프로세서 세대교체는 사실상 ‘ARM’이 전담하고 있다. ARM은 영국의 반도체 회사로 현재 대다수 모바일 프로세서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듀얼코어 프로세서 대다수는 ARM의 ‘코텍스 A9’을 기반으로 한다. 코텍스 A9이란 일종의 ‘설계도’다. ARM은 이 코텍스 A9의 설계만 담당할 뿐이고, 실제 프로세서 생산은 엔비디아, TI, 퀄컴, 삼성전자 등이 담당하고 있다.

ARM은 코텍스 A9보다 성능은 더 뛰어나면서도 전력은 오히려 적게 소모하는 ‘코텍스 A15’를 공개한 상태다. 엔비디아, TI, 퀄컴, 삼성전자 등 많은 제조사가 코텍스 A15를 기반으로 하는 신형 프로세서를 제작하고 있다.

‘반도체 회로의 폭을 줄여 전력 소모 및 발열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 바로 ‘공정 개선’이다. 프로세서 세대교체와 달리 공정 개선은 엔비디아, TI, 퀄컴, 삼성전자 같은 제조사의 몫이다.

MWC 2012에서 공개될 쿼드코어 프로세서 대다수는 40 나노 공정 기반이라 전력소모 개선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그러나 앞으로 출시될 듀얼코어 프로세서는 28나노 공정 기반이라, 전력 소모 및 발열을 크게 줄어들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전력소모뿐만 아니라 전력누수도 최소화 할 수 있는 32나노 HKMG(하이케이메탈게이트) 공정을 적용해, 타사의 프로세서보다 더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테그라3, 쿼드코어지만…

가장 먼저 쿼드코어의 시대를 알린 제품은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테그라3’다. 테그라3는 ARM 코텍스 A9, 40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현재 사용되고 있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별 다른 차이가 없는 제품이다.

테그라3는 기존의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었고, 증가한 전력소모를 개선하기 위해 별도의 저전력 캠패니언 코어를 하나 더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 캠패니언 코어가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는 약간 의구심이 든다. 이 코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별도로 손봐야 하기 때문이다.

테그라3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4X HD’, HTC ‘엔데버’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참고로 핸드폰 리뷰 매체 텔레포니노는 LG전자 옵티머스 4X HD의 실기영상을 유투브에 공개했다(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vXvKWZxG5PY).



TI, 쿼드코어? 풉

미국의 반도체 회사 TI도 베일에 싸여있던 신형 듀얼코어 프로세서 ‘오맵5’를 공개하면서, 프로세서간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이, 타사의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직접 비교하면서 성능의 우위를 강조한 것이다. TI는 800MHz 속도의 오맵5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테그라3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실제로 비교한 영상을 유투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을 살펴보면 오맵5는 800MHz의 낮은 클락으로 구동되고 있음에도, 웹 서핑 시 테그라3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맵5는 ARM 코텍스 A15, 28나노 공정 기반이며, 프로세서의 속도는 아직 미정이다. 지금까지의 TI의 행보를 볼 때 속도를 좀 낮추더라도 전력을 적게 소모해, 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측된다.

IT전문 매체 일렉트로니스타는 이러한 오맵5의 뛰어난 성능은 두 개의 코텍스 M4 프로세서를 추가로 탑재해 배후에서 성능을 보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TI가 공개한 영상은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_kgPlsczhZg)에서 볼 수 있다.

참고로 오맵5는 올해 상반기 내로 출시될 예정이다.


퀄컴, 나도 A15다 그리고 LTE도 내편

미국의 무선통신 칩셋 제조사 퀄컴도 이에 뒤질세라 신형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 S4(MSM 8960)’라고 명명된 이 프로세서는 ARM 코텍스 A15, 28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아난드텍은 스냅드래곤 S4의 성능 벤치마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스냅드래곤 S4는 ARM 코텍스 A9 기반 구형 듀얼코어 프로세서에 비해 최소 20%에서 최대 80%까지 성능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자바스크립트 처리능력(웹 서핑이 더 빨라진다)을 확인해보니 타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냅드래곤 제품군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 받던 그래픽 처리능력도 50%이상 개선했다. 다만 개선된 그래픽 처리능력도 갤럭시S2와 별반 다를 바 없었고, 아이폰4S보다는 오히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능만이 스냅드래곤 S4의 강점은 아니다. 퀄컴의 무선통신 칩셋도 프로세서 내부에 같이 탑재되어 있는 것이 스냅드래곤 S4의 진정한 강점이다. 무선통신 칩셋이란 3G, 4G같은 무선통신 신호를 수신하기 위한 칩셋이다. 다른 프로세서는 4G LTE를 지원하기 위해 별도의 통신 칩셋을 탑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추가비용은 사용자들이 구입하는 스마트폰의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마련이다.

현재 스냅드래곤 S4를 탑재 예정인 제품은 HTC의 ‘바일’뿐이나, MWC2012에서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32나노 HKMG만 믿고 가자

지금까지 세 제조사의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신형 프로세서도 점점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IT전문 매체 EE타임즈는 삼성전자가 컨퍼런스를 개최해 신형 쿼드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 4412’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EE타임즈에 따르면 엑시노스 4412는 ARM 코텍스 A9을 기반으로 하지만, 40나노가 아닌 전력 누설을 개선한 32나노 HKMG 공정을 적용해 기존 제품에 비해 전력을 최소 35%, 최대 50%까지 더 적게 소모한다고 한다. EE타임즈는 “삼성전자가 MWC 2012에서 엑시노스 4412를 탑재한 신형 태블릿PC 및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ARM 코텍스 A15, 32나노 HKMG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신형 듀얼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 5250’의 대략적인 윤곽도 나타났다. 여러 외신을 종합해 볼 때 엑시노스 5250은 2GHz 벽마저 부숴 매우 빠른 속도로 구동되지만, 전력소모는 오히려 기존 제품에 비해 훨씬 적을 것이라고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성능을 40% 이상 끌어올리면서, 전력누수는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이패드3는?

만약 3월에 아이패드3가 출시된다면 쿼드코어 프로세서 엑시노스 4412와 유사한 성능을 지닌 프로세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프로세서의 제작을 삼성전자에 위탁하고 있는 상황이라, 애플의 프로세서와 삼성전자의 프로세서는 사실상 배다른 형제라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애플의 프로세서 A5X(가칭)는 현재 양산준비가 끝난 엑시노스 4412와 별반 성능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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