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열쇠는 선제골] 꼴보기 싫은 침대축구 선제골 한방에 눕혀라

입력 2012-02-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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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표팀이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28일 파주NFC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태극전사들이 가벼운 스트레칭과 함께 볼을 다루면서 몸을 풀고 있다. 파주|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

현대 축구는 빠른 템포와 공격적인 진행을 요구하지만 중동은 아니다. 자신들이 유리하다 싶으면 시간을 고의로 지연시킨다. 하염없이 볼을 돌리고, 파울을 당하면 곧바로 넘어진다. 심지어 팀 동료들끼리 부딪히거나 천천히 날아오는 볼에 몸을 갖다대 쓰러져 한참을 일어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렇게 비신사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일관하며 원하는 결과를 쟁취한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 알 사드(카타르)였다. 전북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은 알 사드는 대회 내내 매너 없는 플레이로 지탄 받았다. 하지만 규정에는 문제가 없다. 결과가 바뀐 것도 아니다. 오히려 AFC로부터 현명한 전략으로 인정받았을 정도다.

결국 해답은 하나다. 오직 실력으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선제골이 관건이다. 최근 오만 원정에서 2012런던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홍명보호의 행보가 힌트를 준다. 이른 시간에 득점하면 상대는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쫓긴다. 킥오프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폭발한 한국의 첫 골 때문에 오만은 우왕좌왕하다 대량 실점을 했다.

29일 상암벌에서 열릴 쿠웨이트전도 마찬가지다. 빠른 첫 골이 승부의 핵심 포인트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쿠웨이트의 고란 투페그지치 감독은 중동의 침대 축구가 화두에 오르자 “우린 그런(침대) 축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쿠웨이트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오르려면 무조건 한국 원정에서 승점 3을 따야 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잠그는 축구를 하기 어렵다. 골 맛을 보려면 공격을 펼쳐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뒷공간이 열릴 확률이 상당히 높다. 한국 축구는 최근 첫 골을 내주고 좋은 결과를 낸 사례가 적었다. 작년 11월 쇼크를 안긴 레바논 원정이 딱 그랬다. 반면 선제골을 넣고 패한 것 역시 드물었다. 필승을 다짐한 최강희호의 길은 이미 나와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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