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당한 KIA선수들은 무거운 분위기로 버스에 올랐다. 경기 직후 “휴식일 다음날에 어떻게 더 힘이 없어 보이냐? 이런 식이면 다시는 휴식일 없다”고 불호령을 내렸던 선 감독은 숙소 7km 전에서 차를 세웠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먼저 뛰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모두 내려 호텔까지 함께 뛰었다. 물론 이제 한국나이로 50이 된 선 감독이 20대가 대부분인 프로 선수들보다 빨리 뛸 순 없었다. 그러나 묵묵히 7km를 완주했다. 감독도 뛰고 선수도 뛰고….
과거 경기에서 패하면 선수들을 숙소까지 뛰게 한 감독은 종종 있었지만 함께 뛴 경우는 거의 없었다. 열마디가 필요없는 솔선수범, 기나긴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잠시 흐트러졌던 몸과 마음이 순식간에 초심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오키나와|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