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 스포츠동아DB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삼성, SK, KIA, 한화, LG 등 5개 팀이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각 팀 선수단은 연습경기로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한국에서 진행 중인 경기조작 수사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수단 뿐 아니라, 오키나와에 모인 야구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워낙 예민한 사안이라 궁금증을 드러내는 방식조차 신중하다.
A구단 모 선수는 “팀에서 ‘설사 농담으로라도 경기조작 관련된 얘기를 하지 말라’는 얘길 들었다”고 했다. 박현준(LG)이 검찰에서 경기조작에 대해 일부 자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B구단 모 선수는 “정말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이냐? 박현준이 했다는 것이 맞느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다. C구단 선수는 “같이 뛰는 선수도 그런 조작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공을 받는 포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화제에 대해 무거운 공기는 감돌지만, 선수들 사이에서 경각심만은 확실히 감지된다.
한 야구관계자는 “그런 선수가 아닌데, 한 순간의 실수로 야구인생이 이렇게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박현준에 대해서도 “당장 올해부터 고액연봉자(1억3000만원)인데 몇 백 만원에 그랬다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모 구단 감독은 “LG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이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다. 나쁜 싹은 잘라내고, 수사가 빨리 종결돼 정상적으로 프로야구가 개막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오키나와(일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