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양승호 감독은 행복한 사나이다. TV에서 양 감독을 본 부산 지역 의사들이 먼저 ‘불편한 곳을 치료해 드리고 싶다’고 연락해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스포츠동아DB
롯데팬은 양승호감독 ‘주치의’
눈물샘·허리 등 아픈 곳 바로 끄집어내
너도 나도 “고쳐주겠다”…훈훈한 팬심
“못할땐 비난”…양감독 우승 보답 각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왼쪽 눈물샘이 정상이 아니다. 평상시에는 생활에 별 지장이 없는데 바람이 심한 날에는 의지와 관계없이 눈물이 주룩주룩 흐른다. 양 감독이 손수건을 늘 가지고 다니는 것도 그래서다.
양 감독은 “수술을 받을까도 생각했는데 완치 확률이 50% 조금 넘는다더라”면서 치료를 단념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런데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았는지 롯데 사령탑을 맡은 다음부터 양 감독에게 안과 전문의들이 연락을 해온다. “왼쪽 눈물샘이 불편하신 것 같은데 치료를 해드리고 싶다”는 얘기였다. 양 감독이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는 것을 TV로만 봤는데도 증상을 알아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양 감독이 투수교체를 위해 마운드로 걸어 올라가는 자세만 보고도 정형외과 의사들한테 연락이 온다. “걷는 것을 보니 허리의 어디어디가 안 좋아 보이신다. 언제라도 오시면 봐 드리겠다”는 청원이 오는 것이다. 수많은 롯데 팬들이 양 감독의 ‘주치의’를 자임하는 셈이다.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의 무게감을 새삼 느끼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관심과 환대의 중심에 있는 롯데 사령탑이라는 자리는 못하면 가차 없는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야 할 혹독한 위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성적이 신통찮으면 딸 뻘 되는 여성 팬에게도 쌍욕을 들어야 되는 곳이 부산이다. 지난해 초 부산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사에게 내내 ‘훈계’를 들었던 일화도 있다. 양 감독의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된 사건은 유명하다.
반면 성적이 좋으면 불시에 큰절을 올리는 팬도 나타난다. 특히 지난해 지옥에서 천당을 다녀온 뒤에 받아본 부산 팬들의 환대는 양 감독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올 시즌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풍년은 아니었다. 그래도 양 감독은 “우승”을 말하고 있다. 부산 시민들의, 롯데 팬들의 비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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