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드라마로 바쁜 일정을 보내면서도 ‘김종욱찾기’를 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소유진은 “첫 주연인 만큼 깨알같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유진이 서울 동숭동 대학로예술마당 관객 대기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은 사진)커플관객을 위한 연인석에서 소유진(오른쪽)과 양형모 기자가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임수정, 공유가 출연한 영화 ‘김종욱찾기(2010)’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지만 뮤지컬이 원작이다. 소극장 창작뮤지컬의 전설이자 자존심으로 통하는 작품이다. 또한 매년 빠짐없이 대학로에서 공연하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의 대명사다. 올해 시즌(어느덧 시즌6!)에서 공연 두 시간 내내 ‘김종욱’을 찾아다니는 여인은 다름 아닌 연기자 소유진이다.
그는 유지태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산세베리아’ 촬영에 참여하랴, 또한 4월부터 방송할 드라마 준비하랴 본인 표현대로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모르고 살’ 정도로 바쁘다. 하지만 공연이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서울 동숭동에서 ‘김종욱’을 찾아다니고 있다.
뮤지컬은 2008년 ‘사랑은 비를 타고’(2011년에도 출연했다)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고 주연으로는 데뷔작이다.
“‘사비타(사랑은 비를 타고)’가 학생의 느낌으로 한 작품이라면, ‘김종욱찾기’는 사회인으로 서는 기분이랄까요. 욕심을 낼 때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어요. 계원예고 선배인 이종석 연출가의 설득이 컸죠. ‘노래 때문에 못 하겠다’고 했더니 ‘너 그러다 언제 무대에 설래? 믿고 비빌 수 있는 사람 있을 때 도전해’라고 하더라구요.”
무대에 서기까지 내심 우려했지만 관객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트위터, 예매사이트 댓글을 보면 “노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잘 흘러 가더라”, “되게 재밌게 봤다”, “몰입할 수 있었다” 등등의 호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맙더라고요. 사실 주변에서 후기같은 거 절대 보지 말라고 했어요. 괜히 상처받아 주눅든다고. 잘 하고 있으니 믿고 가라고. 그런데 나도 모르게 보게 되더라고요. ‘사비타’, ‘애자’ 때 안 본 후기를 요즘 처음으로 본다니까요.”

‘김종욱찾기’의 공연장에는 평소 소유진과 친분이 깊은 동료 선후배 스타 연예인들의 관람응원이 이어져 그녀의 ‘폭풍인맥’을 입증하고 있다. ①뮤지컬배우로도 활동 중인 이지훈(왼쪽)과 함께. ②절친인 SES 출신 유진이 직접 쓴 축하 메시지. ③(맨 왼쪽부터) 바다, 유진, 소유진. ④가수 손담비(왼쪽)와의 인증샷. 사진출처|소유진 트위터
● 바다 유진 손담비 호란 등, 절친들 공연관람 인증샷 화제
얼마전 포털 사이트에는 ‘소유진의 폭풍인맥’이 검색어에 올라 화제가 됐다. 평소 친분이 있는 스타 연예인들이 그녀가 출연하는 ‘김종욱찾기’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까닭이다. 바다, 유진, 손담비, 호란, 개그맨 이동우 등이 그녀의 공연을 보고 ‘인증샷’을 남겼다.
“아직 대기 순번이 줄줄이 있어요. 하하! 연예인으로서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친구 응원하러 와주는 거니 얼마나 고마워요. 연예인들이 더 깔깔거리고, 더 신나해요. 분장실에서 뮤지컬 대선배인 바다 언니가 ‘다리도 긴 데 노래까지 잘 하더라’고 말해 정말 기분 좋았어요.”
‘김종욱찾기’는 인도여행 중 만난 첫사랑을 찾는 이야기다. 극중 ‘유진(주인공 이름도 유진이다)’은 스물아홉. 그렇다면 ‘극 밖의 유진’은 어떤 첫사랑을 경험했을까.
“흠 … 첫사랑은 계원예고 때 1년 선배였어요. 굉장히 멋있는 오빠였죠. 당시 같이 학교를 다닌 사람들 누구한테 말해도 그 오빠는 인정해요. 오래도록 혼자 짝사랑을 하다가 나중에는 조금 풋풋하게 만났어요. 그러다 오빠는 군대에 가고, 저는 연예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못만나게 된 거죠.”
그런 첫사랑을 10년 만에 재회할 기회가 있었단다. 소유진은 “신기할 정도로 하나도 안 변했더라. 살짝 마음이 설렌다”며 웃었다.
소유진은 뮤지컬 무대의 매력에 대해 ‘관객’을 꼽았다. 누워서 볼 수 있는 드라마, 팝콘을 먹어가며 볼 수 있는 영화와 달리 연극이나 뮤지컬은 무대 위 배우와 호흡을 나누어야 하기에 관객도 긴장을 한다는 것.
배우는 무대에서 관객의 반응을 인지하면서 연기를 한다. 매일 같은 연기를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매일 다른 연기를 하고 있다. 소유진은 “무대에서 느끼는 공기가 매일 다르다”고 했다.
“제게는 100번째 무대라 할지라도 관객 누군가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기분이 묘해져요. 이번 ‘김종욱찾기’는 후회 안 하실 겁니다. 제 깨알같은 연기 보러 오세요.”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