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김병현, 직구 90점·변화구는 60점”

입력 2012-03-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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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자이언츠 대 넥센히어로즈 경기에서 국내프야구 첫 출전하는 넥센 김병현이 6회말 마운드에 올라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병현은 원정유니폼을 챙기지 못해 이정훈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했다. 사직|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한국무대 첫 등판 야구인들 평가


허도환 포수 “최고 145km 직구 기막혀”
우효동 심판 “변화구는 제구 흔들렸다”
김만윤 분석원 “체력 부담 종속 떨어져”
롯데 홍성흔 “템포나 타이밍 헷갈렸다”


‘핵잠수함’ 김병현(33)이 넥센 유니폼을 입고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9시즌 동안 54승(60패)에 86세이브를 올린 풍운아가 29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했다. 선발 문성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그는 직구 최고 구속 145km를 찍으며 재기의 빛을 밝혔다. 특히 직구 위주로 던진 6회는 삼자범퇴였다. 변화구를 주로 던진 7회 황재균에게 2루타, 좌타자 김문호와 이승화에게 각각 볼넷과 사구를 내줘 1사 만루로 몰렸지만 후속타자 조성환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김상수로 교체됐다. 2사 만루서 김상수가 전준우를 삼진 처리해 실점 없이 데뷔전을 마쳤다. 1.2이닝 1안타 2사사구 무실점. 투구수 43개 중 스트라이크는 24개였다.


○출격 전

당초 김병현은 30일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30일 전국적으로 비가 예보되자 넥센 김시진 감독은 등판을 앞당겼다. 이 발표가 28일 오후에 이뤄진 까닭에 28일 대구 삼성전 직후 부산으로 이동한 롯데 선수단은 김병현의 등판을 29일 사직구장에 나와서야 알았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2이닝에 투구수 40개 정도로 갈 것”이라며 “내용이나 결과는 아무 상관없고 실전감각을 익히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좀 맞아봐야 한국타자들 무서운 줄도 안다”고도 덧붙였다.




○출격 후

정민태 코치는 “만족스럽다. 6회는 직구 위주로, 7회는 변화구 위주로 던지라고 시켰다. 직구는 140km를 생각했는데 의외로 직구 스피드와 공끝이 괜찮았다”고 호평했다. 정 코치는 “선발 생각해서 공 개수를 올리겠다”고도 밝혔다. 김시진 감독 역시 주자를 1루에 두고 세트포지션에서의 투구를 체크하는 등 다양한 테스트가 목적이었음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부상하고 싸움”이라는 말로 오버페이스를 경계했다. 김 감독은 직구는 90점, 변화구는 60점을 줬다. 또 2번째 이닝에서 피곤함을 노출한 것과 관련해 회복력에 대해서도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병현의 볼을 받은 넥센 포수 허도환은 “직구가 기가 막혔다. 변화구는 연투로 던지다보니 아닌 것 같이 보였을 것이다. 투구 인터벌이 긴 부분은 고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중립적 위치에서 본 우효동 심판원은 “6회 구위는 국내투수 못지않았다. 그러나 변화구는 제구가 안 됐다. 그래도 그간의 공백을 감안하면 훌륭했다”고 평했다. 롯데 김만윤 전력분석원 역시 “전반적인 몸 상태는 좋아 보인다. 경기운용능력도 안정적이었다. 직구는 첫 등판치고는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 다만 변화구는 예상보다 날카롭지는 않았다.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는지 종속이나 변화구가 확연히 떨어졌다. 시즌 들어가면 1이닝은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김병현의 첫 상대였던 롯데 홍성흔은 “첫 타자라 그런지 직구로 승부했다. 분명 100%는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직구만 봐서는 판단하기 이르다. 템포나 타이밍을 봤을 때 다른 언더피처들에 비해서 헷갈렸다. 힘으로 밀린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고 밝혔다. 김병현에게 유일한 안타를 뽑아낸 황재균은 “변화구가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덜 떨어져 실투 같았다. 시범경기라서 구질을 연습한다는 기분으로 던진 것 같다. 정규시즌 때는 분명 다를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병현은 4월 4일 2군 경기에 등판해 투구수 55개 안팎으로 던질 예정이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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