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2012시즌을 앞두고 이택근을 다시 데려오고, 김병현을 영입했다. 그러나 김시진 감독은 팀 키 플레이어로 강윤구를 꼽았다. 개막전 선발 후보로 검토할 정도로 신뢰가 두텁다. 스포츠동아DB
부활 강윤구 150㎞ 강속구 기대
루키 한현희 ‘배짱투’ 불펜에 힘
유한준 복귀·경험 부족은 변수
○최상의 시나리오
‘핵잠수함’ 김병현이 성공적인 2군 등판을 마치고 4월 말 1군에 합류한다. 이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며 미디어데이에서 밝힌 목표대로 10승을 달성한다. 강윤구-문성현 등 그간 가능성에 머물러 있던 선수들이 마운드 위에서 화려한 꽃을 피운다. 외국인 투수 2명을 비롯해 탄탄한 5인 선발이 구축된다. 타선에선 4번 박병호가 30개의 아치를 그리며 홈런왕 경쟁에 뛰어든다. 이택근은 3할 타율에 30도루로 기동력의 야구에도 힘을 보탠다. 강정호도 2년간 잃었던 장타력을 되찾으며 3할 타율에 20홈런을 달성한다.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창단 이후 5시즌 만에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군다.
○최악의 시나리오
이택근의 가세로 중심타선은 분명 탄탄해졌다. 하지만 ‘누가, 얼마나 화려한 밥상을 차릴 지’가 문제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장기영과 왼손 엄지 수술 이후 회복한 김민우가 강력한 테이블세터 후보. 만약 이들이 침체된다면 중심타선 이택근∼박병호∼강정호의 위력은 반감될 것이다.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유한준의 복귀시점도 초반 성적의 변수다. 만약 늦어진다면 공수에서 모두 타격이 크다. 경험이 적은 투수들을 이끌 포수진도 타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김병현이 정상궤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상황도 넥센으로선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키 플레이어
넥센 김시진 감독은 단연 강윤구를 키 플레이어로 꼽는다. 2010시즌 직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강윤구는 지난해 1군 복귀 이후 구속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140km대 중반을 던지며 부활의 청신호를 켰다. 페넌트레이스에선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구사할 것이라는 평이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도 많이 보완됐다. 김 감독은 강윤구를 “성장만 잘 한다면 류현진급이 될 수 있는 투수”라고 평가한다. 올 시즌이 잠재력을 드러낼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홈 개막전 선발로도 거론될 정도다.
○주목! 뉴 페이스
고졸 신인 한현희의 1군 엔트리 진입이 유력하다. 사이드암으로선 빠른 140km대의 직구를 구사하며 무엇보다 신입답지 않은 배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병현 역시 “(한)현희처럼 좋은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공을 많이 봐야 내게도 도움이 된다”며 그를 캐치볼 상대로 지목할 정도다. 넥센은 지난 시즌 송신영의 트레이드 이후 불펜진이 다소 약해졌다. 한현희가 시범경기(4경기·4.1이닝·무실점) 때와 같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불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총평
스토브리그에서 김병현과 이택근을 공격적으로 영입했지만 넥센을 4강 후보로 지목하는 전문가는 여전히 많지 않다. “전력에는 보탬이 되겠지만 두 선수로만 야구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게 이유다. 게다가 공백기가 길었던 김병현은 상수라기보다는 변수에 가깝다. 하지만 선수단의 분위기는 꽤 다르다. 손승락은 “창단 이후 가장 4강 진입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고 말한다.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4번타자 박병호와 선발 후보 강윤구-문성현은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 팀 안팎의 평가다. 최근 부쩍 말을 아끼는 김시진 감독의 상태는 ‘부담감’과 더불어 ‘기대감’을 대변하고 있다. 주축선수들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기 때문에 시즌 초반의 분위기가 팀 성적을 좌우할 시금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