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3D 인터뷰] 유강남, 도루왕 잡은 총알 송구…“그놈 참 물건이네”

입력 2012-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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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지난 시즌 후 14년 동안 안방을 지킨 조인성을 떠나보냈다. 2년차 포수 유강남은 시범경기에서 총알 같은 송구로 0.583의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LG의 떠오르는 새 안방마님이다. 스포츠동아 DB

프로 2년차 스무살 될성부른 떡잎
작년 2군서 풀타임 뛰며 종횡무진

시범경기 도루 저지율 무려 0.583
뛰어난 송구능력에 타격·체력도 굿!

올시즌 1군서 주전포수 활약 예감


LG의 2년차 포수 유강남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올 시범경기에서 많은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먼저 총알 같은 송구능력이 빛났다. 지난해 도루왕 오재원(두산)을 비롯해 내로라하는 주자들이 그에게 잡혔다. 12명 가운데 7명을 막아 도루저지율이 무려 0.583이나 됐다. 한화 박찬호에게 홈런을 뽑아내며 장타력도 뽐냈다. 조인성이 SK로 떠난 뒤 포수 자리가 큰 고민이었던 LG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통해 고민은 기대감으로 변하고 있다. 스무 살짜리 포수 유강남이 새 희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강남은 자신을 행운아라고 했다. 그리고 1군에서 ‘한번 열심히 배워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유강남이 말하는 유강남



○물건하나 들어온 것 같다!

유강남은 LG의 2010년 미국 플로리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2011신인드래프트 7라운드에서 지명된 그를 당시 박종훈 감독이 미국으로 일찌감치 호출했다. 캠프에 합류한 그는 처음부터 주목을 받았다. 박 전 감독이 “물건 하나 들어온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지난해 그는 2군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89경기에 나가 타율 0.277에 4홈런 46타점을 기록했다. 2군에서 그는 LG의 주전포수였다. 올해는 행운도 따랐다. 당초 그는 스프링캠프 명단에 빠져 있었다. 포수는 김태군 심광호 나성용 조윤준 윤요섭이 대상자였다. 하지만 김태군이 체력 테스트에서 탈락하자 그에게 기회가 왔다. 캠프에서 유강남은 단연 돋보였다. 팀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한 것은 물론이고 전력분석과 개인훈련에도 소홀함이 없었다. 김기태 감독과 코치들이 그의 열성과 강인한 체력에 놀랐을 정도다.


○명포수와의 인연!

유강남에게는 명포수 3명과의 인연이 있다. 서울고 2학년 때 그는 조범현 감독(당시 KIA)의 지도를 받았다.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후 서울고를 찾은 조 감독에게 그는 하체 사용법을 배웠다. 조 감독은 하체 밸런스만 익히면 도루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난생 처음 개인연습을 했다. 친구들은 잠든 밤에 매일 운동장 10바퀴를 돌았다. 포수자세 그대로 다리 스텝을 반복하며 “공은 하체로 던진다”를 외쳤다. 서울고 선배이기도 한 김동수 넥센 코치는 그의 우상이다. 유강남은 김 코치에게서 프로선수의 몸 관리를 배웠다. 골든글러브를 7회 수상한 김 코치에게 그는 금쪽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포수는 팀을 지휘한다. 자신의 몸 관리도 못하는 선수가 어떻게 팀을 리드할 수 있겠느냐?” LG에 입단해선 김정민 코치를 만났다. 김 코치는 포수를 ‘투수의 그림자’로 표현했다. 투수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를 항상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그것이 투수가 살고, 팀이 살고, 결국 포수가 사는 길이라고 했다.


○함께 국가대표 되자!

경기도 구리에 있는 LG 챔피언스파크는 1인1실이다. 임찬규는 2층, 유강남은 5층에 산다. 그런데 둘은 룸메이트다. 임찬규가 5층으로 올라와 같은 방에서 잔다. 한번은 침대에서, 한번은 바닥에서, 서로 바꿔가며 잔다. 임찬규가 등판하기 전날만 각방을 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좋다. 야구에 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달 30일 시범경기 한화전에서 임찬규는 5실점했다. “찬규야, 미안해. 내가 상대 약점만 파고들었던 게 잘못이야.” “괜찮아! 난 항상 네 사인만 믿고 던질 거야.” 둘의 꿈은 함께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스무 살 배터리 임찬규와 유강남은 LG의 미래다.


○잠이 모자라도 공부를 한다!

유강남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 시범경기 내내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부족한 잠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정민 코치와 경기를 복기하고 다음날 경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따로 동영상을 보면서 생각하고 느낀 점을 메모한다. 어느덧 자정이 지나 잠자리에 든다. “개막하면 더 준비를 철저히 해야죠. 저 때문에 투수가 피해봐서는 안되니까요.” 유강남은 스무 살 같지 않다. 말하는 솜씨나 폼이 마치 10년쯤 뛴 베테랑 같다.


○새로운 LG의 희망!

LG 포수진은 베테랑 심광호와 신인 조윤준 유강남으로 짜여진다. 당장은 누구도 확실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 없다. 유강남은 시범경기에서 뛰어난 송구능력과 파이팅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쁘다”고 했다. 스무 살에 프로야구의 주전포수가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실력과 행운이 모두 따라야 한다. 유강남은 기대를 해볼만한 포수다.


김기태 감독이 말하는 유강남


제2의 박경완 될 가능성 충분해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다!=성실하고 체력 좋고 상대분석에도 열심이다. 올 시즌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다. 스무 살에 주전포수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능성이 있다.


○뛰어난 송구능력은 강점!=시범경기에서 뛰어난 도루저지능력을 보여줬다. 송구가 빠르고 강한데다 하체 밸런스까지 좋아졌다.


○20년 전 박경완이 생각난다!=20년 전 쌍방울에 입단한 박경완(SK)이 생각난다. 경완이는 데뷔 4년째부터 주전이 됐다. 강남이의 노력에 따라 박경완보다도 빨리 주전이 될 수 있다.


김정민 배터리코치가 말하는 유강남


새벽까지 전력분석하는 공부벌레

○좋은 마인드를 갖고 있다!=포수는 자신보다도 팀과 투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강남이는 공격보다는 수비를 먼저 생각한다. 투수가 맞으면 자신이 잘못했다며 고민하는 선수다.


○스스로 찾아 훈련하는 선수다!=코치는 스스로 하는 선수에게 더 애정이 간다. 스프링캠프에서 새벽까지 잠 안자고 전력분석을 하는 모습을 봤다. 어리지만 굉장히 듬직하고 믿음직한 데가 있다.


○체력이 좋다!=강남이는 체력이 좋다. 지난해 2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1군은 더 힘든 레이스지만 뛰어난 체력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유강남은?

▲생년월일=1992년 7월 15일
▲출신교=청원초∼휘문중∼서울고
▲키·몸무게=182cm·88kg(우투우타)
▲프로 입단=2011신인드래프트 LG 7라운드(전체 50번) 지명·입단
▲2011년 성적=3경기 3타수 무안타(2군 89경기 285타수 79안타 4홈런 46타점)
▲2012년 시범경기 성적=10경기 20타수 5안타(타율 0.250) 1홈런 4타점
▲2012년 연봉=2400만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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