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고 까불고…고현정, 이름 내려놓다

입력 2012-04-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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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지니까 통한다.’ SBS 토크쇼 ‘고쇼’는 ‘예능초보’ 고현정의 거침없는 입담과 ‘공개 시추에이션 토크쇼’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첫 회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사진제공|아이오케이컴퍼니

■ 베일 벗은 SBS ‘고쇼’ 이래서 통했다

기존 토크쇼 인생사 포맷 버리고 ‘주제 토크’
신비주의 버리고 망가진 MC 고현정 큰 웃음
초호화 게스트? “친분 있는 연예인 별로 없다”


“우아하고 품격 있는 토크쇼…너무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방송가 안팎으로 화제를 모았던 고현정의 토크쇼, SBS ‘고쇼’가 6일 베일을 벗었다.

사람들은 고현정이란 40대 여자 스타의 우아한 이미지를 떠올리며 ‘조근조근 풀어내는 수다형’ 토크쇼를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첫 회에서 보여준 ‘고쇼’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은 고현정의 거침없는 입담. ‘예능초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질문들에 시청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일단 출발은 합격이다. 첫 회 시청률도 10.5%(AGB닐슨 집계)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 고정 관념을 깨라

‘고쇼’는 진행자 고현정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고현정에만 기대지 않고 새로운 포맷을 시도했다. 기존의 토크쇼가 게스트의 인생사에 초점을 맞춰 신변잡기식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고쇼’는 다르다. ‘공개 시추에이션 토크쇼’라는 콘셉트를 표방했다.

고현정이 제작사 ‘고’(GO)의 대표라는 설정 아래 보조 진행자인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 등과 함께 지원자(게스트)들과의 토크를 통해 주제에 알맞은 주인공을 찾는다는 설정이다. 첫 회는 ‘나쁜 남자 전성시대’라는 주제 아래 조인성, 천정명, 길의 ‘나쁜 남자의 성질’을 찾아내는 데 주력했다.


● 지루한 토크쇼는 가라

제작진에 따르면 고현정이 기획 단계부터 신경을 많이 쓴 것은 재미였다. “재미없는 건 딱 질색”이라며 ‘재미와 웃음’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신비주의’도 과감히 포기했다.

고현정은 첫 녹화 때 윤종신 정형돈 등에게 “나를 어려워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하던 대로 나에게도 막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실제로 방송에서도 그가 목젖이 보일 정도로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거나, 머리가 헝클어지는 것도 모르고 박장대소하는 ‘망가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게스트에 연연하지 않겠다

흔히 토크쇼의 성패는 게스트가 좌우한다는 것이 정론이다. ‘고쇼’의 첫 회 게스트는 ‘고현정의 절친’으로 유명한 조인성과 천정명이었다.

두 사람은 고현정과 함께 드라마에 출연해 인연을 맺은 후 ‘친남매’처럼 지내는 사이. 특히 이들은 한때 고현정과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던 주인공들이다. 관심을 모았던 두 사람이 동시에 나와 고현정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첫 회는 고현정이 ‘축하사절단’으로 출연을 부탁한 두 사람이 나왔지만 앞으로는 게스트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겠다는 계획이다.

고현정은 기자간담회에서 “친분으로 게스트를 섭외하는 것은 첫 회 정도다. 제가 그렇게 친분 있는 연예인이 없다”면서 “매회 누가 오든 그 사람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장점을 이끌어 내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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