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류 감독은 “우와, 저것 보소. 정말 죽이네. 딱 봐도 얼마나 유연해요. 타석에서 보고 있으면 손이 바로 머리 앞에 와있는 느낌이었다니까요. 확 꺾이는 슬라이더도 있지. 어떻게 쳐요, 어떻게.”
‘국보’로 불렸던 한국프로야구 30년 최고 투수에 대한 찬사. 잠시 후 류 감독은 빙그레 웃으며 한 가지 추억을 떠올렸다. “그런데 그거 알아요? 내가 만루홈런을 쳤었지.”
류 감독은 “그러니까 보자. 그게 아마 감독님이 일본 가기 바로 전해(1995년)였는데. (선 감독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쳤었어요. 내가 생각해도 신기했지. 그런데 정말 웃긴 건 그 다음날 신문 1면에 뭐라고 나왔는지 알아요?”
지금보다 훨씬 신문 1면의 주인공이 되기가 무척 어려웠던 시절. 다른 투수도 아니고 선동열에게, 그것도 만루포를 날렸으니 당연히 큰 기대를 갖고 류 감독은 다음 날 신문을 펼쳤다. 그러나 아뿔싸. 류 감독은 아직도 생생한 듯 말을 이었다.
“‘류중일 잘 했다’ 그런 건 전혀 없고, ‘선동열 방심했나?’ 이게 1면 제목이었어요. 하하하.” 모두에게 큰 웃음을 준 류 감독의 추억이었다.
광주|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