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골품제’를 아시나요 이만수식 투수 운용 화제

입력 2012-04-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선발은 선발로” 보직 특성화
1군 선발은 2군 선발서 발탁

젊으면 선발…고참급은 불펜
나이에 따라 연공보직제 도입


이만수 감독 체제에서 SK 선수 운용의 도드라진 특징은 팜 시스템과 1군 시스템의 연계다. 물론 2군 자원을 1군으로 끌어다 쓰는 것은 어느 팀이나 기본이지만, SK의 독특함은 2군에서부터 ‘특성화가 이뤄지는’ 데 있다.


○선발은 선발로 키운다!

SK는 17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잠수함 투수 박종훈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선발 요원 로페즈가 어깨 통증 탓에 1군에서 제외된 자리를 메우는 포석이지만 독특한 점은 그 배경이다. SK는 박종훈을 19일 롯데전 선발로 잠정 확정한 상태다. 확실한 제2선발 윤희상에게 좀더 휴식을 주고 싶은 것이 SK 벤치의 속내다.

그렇다면 SK는 투수엔트리 하나를 소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불펜 요원을 올려서 17∼18일을 쓰고, 19일 박종훈을 올려도 되지만 이만수 감독은 바로 올려 선발 준비를 시키는 쪽을 택했다.

박종훈은 2군에서 처음부터 선발로 육성된 투수다. 15일 문학 한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임치영도 마찬가지로 길러졌다. 2군에서 1군으로 올라온 투수는 먼저 불펜에서 테스트를 한 뒤 아주 잘해야 선발진에 진입하는 보편적 코스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즉 ‘2군 선발→1군 선발, 2군 불펜→1군 불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의 팜 시스템과 흡사하다.


○나이에 따른 보직 배정

또 하나의 독특함은 이만수 감독이 투수의 나이를 보직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는 대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린 선수=선발, 고참 선수=불펜’을 이상적 모델로 삼는다.

굳이 나이를 거론하는 것은 거기에 녹아든 경험을 중시한다는 말이 된다. 아무래도 산전수전을 다 겪어본 베테랑들이 긴장된 상황에서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구위보다 심리에 무게를 두는 셈이다.

여러 면에서 파격이지만 개막 이후 SK가 순항하면서 이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여러모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과연 흔들림 없이 이런 철학이 관철될 수 있을까.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