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박찬호, 투구수 80개가 한계인가?

입력 2012-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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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찬호(위)가 2번째 선발등판경기인 18일 청주 LG전 2회 정성훈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박찬호는 7회 정성훈에게 통한의 역전 2점포를 맞아 패전을 안았다. 청주|박화용 기자

또 QS…박찬호를 바라보는 시선

최고 구속 148km 6회까지 무실점
공 80개 넘자 구위 뚝…홈런에 눈물
청주구장 들썩 ‘박찬호 효과’로 매진


7회 실점은 또 되풀이됐지만 첫 등판에서의 호투가 결코 1회성이 아님을 입증했다. 12일 청주 두산전(6.1이닝 2실점)을 통해 정규시즌 데뷔 무대에서 대뜸 첫 승을 신고했을 때만 해도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시선이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선은 이제 걷어내도 될 듯하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한화)가 18일 청주 LG전에서 6.1이닝 3실점으로 2연속경기 퀄리티 스타트(QS)를 기록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가다 7회 정성훈에게 역전 2점홈런을 허용하는 등 두산전에 이어 ‘마의 7회’를 넘기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빼어난 투구라고 보기에 충분했다.

○‘박찬호 효과’로 들썩인 청주

입장권 7500장이 모두 팔려나가 청주구장은 11∼12일 두산전에 이어 3번째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홈 개막전이었던 11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2번은 모두 박찬호의 선발등판경기였다. 17일 관중이 4748명에 불과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박찬호 효과’는 수치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1-2로 역전당한 7회초 1사 1루서 강판될 때도 스탠드를 가득 메운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한화의 영웅’으로 거듭난 박찬호를 격려했다.

○1회성 호투가 아니었다!

박찬호는 지난달 30일 잠실에서 열린 시범경기 LG전에서 5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페넌트레이스 예상을 어둡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당시 LG 톱타자로 나섰던 이대형은 경기 전 “그때 박찬호 선배는 전력투구를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오늘 던지는 게 제대로 아니겠느냐”고 했다. LG 타자들도 두산전 피칭 비디오를 철저히 분석하고 나오는 등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박찬호의 투구가 전반적으로 타자를 압도했다. “시범경기 때는 일부러 그렇게 살살 던진 것 같다”는 류현진(한화)의 말이 떠오를 정도로 볼끝에 힘이 있었다.




○148km를 찍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박찬호의 시범경기 부진과 관련해 “애리조나 캠프와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는 오버페이스가 걱정될 정도로 볼이 좋았다”며 “타자처럼 투수들의 경우도 컨디션 사이클이 있고, 특히 쌀쌀한 날씨가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박찬호는 1회 선두타자 이대형을 초구 2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5회까지 68개의 공(스트라이크 47개·볼 21개)을 던지는 등 투구수 조절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특히 2회 서동욱에게 던진 3구째 직구는 148km를 찍었다.

○투구수 80개가 한계?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는 “구위도 구위지만 노련미에서 나오는 이닝소화능력을 높이 사고 싶다”고 했다. 두산전에서도 노출했던 고질적인 ‘1회 불안’이 되풀이되지 않으면서 예상보다 훨씬 쉽게 게임을 풀어갔다. 문제는 투구수 80개가 넘어서자 눈에 띄게 볼끝이 무뎌진 점. 두산전에 이어 LG전에서도 7회 실점한 것은 그래서다. 한대화 감독은 “한계 투구수를 100개로 보지 않고, 강판시점은 구위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고, 결국 박찬호가 오지환에게 첫 볼넷을 허용하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강판시 투구수는 93개(두산전 92개).

“힘 떨어진 느낌 없었는데…
정성훈이 몸쪽공 잘 받아쳐”

○박찬호=
(7회) 이진영에게 던진 커터, 정성훈에게 던진 몸쪽 직구 모두 두 타자가 잘 받아쳤다. (투구수 80개가 넘고 나서 힘이 떨어진 것 같다고 묻자) 전혀 그런 느낌은 없었다. 괜찮았다.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 됐다. LG 타자들은 지난 시범경기를 통해 많이 파악된 상태였다. 내가 던지는 공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청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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