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가 달라졌다. 경기 때마다 위축됐던 모습은 과거의 일. 이제는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 김기태 감독이 있다. 스포츠동아DB
작년 숱하게 날려버린 무사3루 찬스
이젠 SK전 우천취소가 아쉬운 눈빛
삼성·롯데·KIA와 붙어서 ‘4승 3패’
“누구든 이길 수 있다” 자신감 Up!
포수 조인성(SK), 외야수 이택근(넥센), 투수 송신영(한화) 등 주축 역할을 했던 프리에이전트(FA)들은 줄줄이 빠져나갔다. 거기에 경기조작 여파로 지난해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현준과 또 다른 영건 김성현도 이탈했다. 모두들 ‘꼴찌 후보’라고 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초반 5할을 훌쩍 넘어서는 승률로 예상 밖 선전을 펼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야구는 멘탈스포츠’란 측면에서 보면 LG의 초반 상승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
1월 5일 잠실구장에서 신년하례식이 끝난 뒤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는 게 가장 급하다”고 지적했다. 패배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그는 타석에서의 모습을 예로 들었다. “‘못 치면 어떻게 하지. 다음 타석에서 교체되는 게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갖고 타석에 서는 것과 ‘내가 이번엔 반드시 투수를 이긴다’는 자신감을 갖고 치는 것은 천지차이”라며 “LG가 지난해 숱한 무사 3루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은 찬스를 즐기기보다는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의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힘을 쏟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자신감이 붙었다!
불과 4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김기태 감독은 24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을 자신감에서 찾았다. “지난 주말 SK전이 비로 취소된 뒤 선수들이 아쉬워하는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팀 짜임새가 좋은 SK전이 비로 취소되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을 텐데, 이번에는 오히려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게임이 비로 날아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LG는 삼성∼롯데∼KIA, 4강 후보로 꼽히던 세 팀과의 시즌 초반 ‘지옥의 레이스’에서 4승3패로 선전한 뒤 박찬호∼류현진으로 이어진 한화의 막강 선발진도 연이어 깼다.
김 감독은 “게임에 진 날도 선수들의 표정에 패배의식보다는 아쉽게 졌다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팀이 차츰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언젠가 고비도 오겠지만,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힘이 생겼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잠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