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광명특선결승에서 데뷔 8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류군희. 전문가들은 류군희에 대해 복병 또는 삼복승 감초로 평가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몸싸움·근성 뛰어나 특선급 다크호스 우뚝
“특선급 시속에 부담이 없어 마크만 된다면 추입은 자신 있다. 몸싸움도 밀리지 않는다. 외선 병주가 되더라도 힘든 상황만 아니라면 지켜낼 수 있다. 특선급에 잔류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지만 올해는 점수를 100점까지 끌어올려보고 싶다.”
4월 22일 광명특선결승에서 깜짝 우승한 류군희(10기, 33세)가 올해 초 유성팀 훈련지에서 밝힌 각오다.
류군희는 경륜 데뷔 8년 만에 특선급 결승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쌍승 201.7배가 말해주듯 이변이었다.
사실 그는 전체 594명의 선수 중 101위로, 올해 승률 0%인 특선급 중하위권 선수였다. 슈퍼특선반 팀 동료 김현경(11기)과 국내 경륜 ‘2인자’ 최순영(13기)을 꺾고 거둔 우승은 그래서 더욱 감격적인 쾌거였다.
이날 우승으로 류군희는 승률 6%, 전체 순위 58위, 점수는 98.153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가 바라던 ‘꿈의 100점’대를 1.847점 앞두고 있다.
현재 류군희와 같은 10기 출신으로는 박일호, 전대홍, 이성광 등이 함께 특선급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58명 동기 대다수는 우수·선발급에서 뛰고 있는 무명선수들이다.
유성팀 지부장 허동혁(우수급, 11기)은 “류군희가 선발급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특선급까지 오른 덕에 페달링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상대를 활용하는 전략은 상위권이라 평가하고 싶다. 현재 웨이트 훈련에도 집중하면서 파워를 보강하고 있다. 특선급에서 당연히 통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류군희는 동계훈련을 광명에서 실시했다. 현재 긴 거리 위주로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 자력승부에 대한 자신감은 얻지 못하고 있다. 본인도 “현재로서는 마크와 추입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안정적일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경륜위너스 박정우 예상부장은 “류군희의 경우 다양한 작전 구사가 가능해졌다. 선수들 사이에서 껄끄러운 상대로 평가되면서 상대 선수의 인지도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수급 시절 “특선급 승급을 욕심내는 가장 큰 이유는 상금”이라고 밝힐 정도로 프로근성도 강했다고 한다.
강자를 인정하지 않는 스타일로 ‘파이팅이 없으면 선수생활 끝’이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 타협보다는 맞대결 쪽을 즐기는 파이터로 통한다.
박정우 예상부장은 “류군희가 이미 전문가와 경륜팬 사이에서 배당을 낼 복병 내지 삼복승 감초로 알려졌다. 축이 뚜렷한 편성보다 기습선행형 선수가 다수 포진된 혼전경주를 풀어가기 수월한 선수다. 반대로 본인과 스타일이 비슷한 선수들로 구성된 편성은 틈새를 찾기 어려워 경기를 풀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