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비바람·폭우… FC서울 “아, 하늘이시여”

입력 2012-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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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스포츠동아DB

날씨 변덕·주말 빅매치 실종…관중 40%나 급감

FC서울은 명실상부 K리그 최고 인기구단이다. 2010년부터 2년 연속 정규리그 평균관중 1위다. 다른 팀들이 크든 작든 관중 뻥튀기를 해왔던 것에 비해 서울은 2005년부터 실 집계를 해왔기에 더 의미가 크다. 프로연맹은 올 시즌부터 정확한 관중 숫자를 체크하기 위해 실 집계 방식을 전 구단으로 확대했다. 10라운드를 마친 현재 K리그 관중 거품의 실체가 드러났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니 제주와 대구를 제외한 전 구단의 평균관중이 적게는 20%, 많게는 70%까지 급감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서울도 42%(2011년 2만8647명→2012년 1만6613명) 떨어졌다. 이유가 뭘까.


○날씨·대진·요일 삼박자

서울 이재호 마케팅 팀장은 “시즌티켓 소지자를 포함한 고정관중은 거의 변화가 없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중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서울은 매 경기 약 2만 명을 고정관중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제외한 4000∼5000명의 가족단위 관중들이 발걸음을 줄인 것이다.

가족단위 관중 입장 수는 날씨에 따라 편차가 큰데 올해는 하늘이 서울을 도와주지 않았다. 올 시즌 서울의 홈 5경기 중 4월8일 상주 전을 제외하면 모두 날씨가 안 좋았다. 3월10일(전남), 3월18일(대전)은 꽃샘추위가 몰아쳤고, 3월25일(전북)은 경기 전날까지 날씨가 화창하다가 막상 당일 강한 바람이 불어 기온이 뚝 떨어졌다. 예매 취소분이 많았다. 4월21일 제주전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요일과 대진의 영향도 있다. 서울은 주말 낮 경기의 경우 토요일보다 일요일을 선호한다. 고정관중은 토요일이든 일요일이든 꾸준히 경기장을 찾는다. 반면, 토요일에 학원을 가는 아이들이 많아 가족관중이 일요일에 비해 크게 줄어든다. 서울의 올 시즌 홈 5경기 중 일요일은 3경기, 토요일은 2경기였다. 일요일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일요일 경기 상대가 전북, 대전, 상주였다. 전북을 제외하면 주목도가 낮은 매치 업이었다. 대진과 요일의 시너지 효과를 못 봤다. 반면, 작년 서울은 3월6일 일요일에 수원과 홈 개막전을 치르면서 5만1606명이 입장했다. 시즌 초반 확실하게 바람몰이를 했다. 이 팀장은 “이런저런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고정관중을 늘릴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는 작업에 힘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 홈경기 분위기 반전

서울은 5월5일 어린이날 포항과 홈경기를 분위기 반전의 적기로 보고 있다. 공휴일이고 날씨도 화창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상대는 강호 포항. 모든 게 최적의 조건이다. 서울은 가족단위 관중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좋은 기억도 있다. 서울은 2년 전인 2010년 어린이날 성남과 홈경기에서 6만747명이 경기장을 찾아 K리그는 물론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관중 기록을 세웠다. 서울 전재홍 홍보팀장은 “라이벌 수원이 아니어도 구름관중이 올 수 있다는 걸 2년 전 어린이날에 확인했다. 이번에도 많은 관중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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