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C’자 떼고 싶었던 한상훈 꿈의 5안타…마음고생도 날렸다

입력 2012-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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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훈.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지금 이 순간 내 모든 걸 내 육신마저 내 영혼마저 다 걸고 던지리라 바치리라 애타게 찾던 절실한 소원을 위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인 ‘지금 이 순간’ 가사의 일부다. 한화 주장 한상훈(31·사진)은 바로 이 노래 제목을 모자챙 안쪽에 써 놨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강한 의지가 읽힌다.

한상훈은 올해 처음 주장을 맡았다. 한대화 감독이 신임했고,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다. 유니폼에 캡틴(Captain)의 첫 글자인 ‘C’도 새겼다. 그런데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다. 고비 때 병살타와 주루사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팀의 부진과 맞물렸기에 더 마음이 무거웠다. 유니폼의 무게가 천근만근 늘어지는 듯했다. “정말 ‘C’자를 떼어버리고 싶었다. 같은 실수를 해도 주장이었기에 느끼는 상처나 아쉬움이 더 컸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제는 한화 주장의 간절한 바람이 서서히 통하려 하고 있다. 한상훈은 5월 들어 6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를 기록했다. 6일 대구 삼성전에선 5안타를 몰아치며 승리를 견인했다. 덕분에 한화는 삼성과의 주말 3연전에서 2승을 올리며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한상훈은 “솔직히 4월에 너무 부진해서 면목이 없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면서도 “지난해에도 우리는 5월부터 치고 올라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매 경기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온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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