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의 ‘돌려막기’…LG 신바람 돌렸다

입력 2012-05-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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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싸움은 언제나 승리에 가까운 법이다. LG는 시즌 초반 얇은 선수 층 속에서도 5할 이상의 승률로 선전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김기태 감독의 계산된 ‘돌려막기’가 있었다. 스포츠동아DB

LG ‘꼴찌 1순위’ 예상 뒤집고 4위 선전…왜?

김기태 감독 ‘돌려막기’ 완벽 운영
대졸 신인 최성훈, 류현진 잡고 V
외야수 이진영 1루 돌려 효과 톡톡

타순도 4번 정성훈 외에 탄력 운영
“선수들 경쟁…점점 강해지고 있다”


LG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전력이탈이 유독 많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전문가들은 ‘당연하다는 듯’ 꼴찌 1순위로 지목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다르다. 단 한번도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7일 현재 12승10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효과적인 돌려막기

6일 두산전까지를 시즌 성패를 좌우할 중요 포인트로 내다봤던 LG 김기태 감독은 7일 “그동안 잘 버텨왔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붙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LG가 초반 선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가장 두드러진 요인은 ‘효과적인 돌려막기’다. 이는 탄력적인 마운드 운용에서 확인된다. 불펜 류택현을 대신해 1군에 오른 대졸 신인 최성훈이 데뷔 첫 선발 등판이었던 2일 잠실 한화전에서 ‘괴물’ 류현진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장면이 대표적이다. 야수진에서도 김 감독은 탄력적으로 선수를 기용한다. 6일 두산전에서 그동안 줄곧 외야수로 나섰던 이진영을 1루수로 선발 기용해 효과를 봤다. 신예 포수 유강남이 정체돼 있다고 판단되자 그동안 2군에서 절치부심한 김태군을 불러들인 것도 마찬가지다.


○‘준비된’ 돌려막기

김기태 감독은 ‘강하고 안정적인 팀이라면 엔트리 변경이 최대한 없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LG의 현실은 ‘강하고 안정적이지 않다’. 불가피하게 ‘돌려막기’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주목할 대목은 ‘돌려막기’가 상황에 따른 임시조치가 아닌 치밀한 계산에서 나오는 ‘준비된 작전’이란 점이다.

김 감독은 초보 사령탑임에도, 두세 번째 수를 염두에 두고 선수단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군 사령탑을 맡았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타순도 4번 정성훈 외에는 딱히 고정돼 있지 않다. 한동안 이대형이 톱타자를 맡았지만 최근 들어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잦아졌다. 대신 2군에서 올라온 정의윤이 새 힘이 되고 있다.

김 감독은 선수단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라인업 조정 등을 통해 채찍을 가하면서 선수들간 자발적인 경쟁의식을 이끌어내고 있다. A코치는 “보이지 않게 선수들간 경쟁하는 모습이 보인다. 팀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의 ‘준비된 돌려막기’가 LG의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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