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아까운 윤석민 vs 아쉬운 박찬호

입력 2012-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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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투수의 희비는 엇갈렸지만 특급투수들의 맞대결에 야구팬들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한화 박찬호(왼쪽)와 KIA 윤석민이 23일 광주구장에서 나란히 선발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달만의 리턴매치 현장속으로

선감독 “라이벌 대결, 배짱이 중요”
윤석민 6이닝 1실점 교체 승리 놓쳐
박찬호 잘던지다 7회말 실책에 눈물
찬호 선발경기 연속 매진 행진도 ‘끝’


“오늘은 먹을 게 좀 있어야 할 텐데….” KIA 선동열 감독은 22일 광주 한화전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한화 박찬호(39)와 KIA 윤석민(26)의 ‘리턴매치’ 얘기였다. 두 투수는 4월 24일 광주구장에서 처음 맞붙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재현했다. 당시 박찬호는 4이닝 5안타 6볼넷 4실점(1자책점), 윤석민은 5이닝 7안타 1홈런 1볼넷 5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두 투수는 다시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선동열 “자신을 이겨내야 승자가 된다”

선동열 감독은 해태 시절 고(故) 최동원(롯데)과 3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영화 ‘퍼펙트게임’의 소재가 됐던 라이벌전. 해외파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빅매치’가 부쩍 늘었지만, 두 전설의 대결은 여전히 역대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선 감독은 “박찬호와 윤석민이 압박감을 느끼는 게 당연하다. 우리도 서로 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결과적으로 마음을 비우는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누군가를 꺾으려면 상대보다 두둑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 선 감독은 “많은 관중의 환호 속에 던지는 게 훨씬 흥이 나고 희열도 크다. 결국 자신을 이겨내는 사람이 맞대결에서도 이긴다”고 강조했다.


○먼저 내려간 윤석민, 실책에 운 박찬호

기싸움이 팽팽했다. 4회까지 둘의 투구수가 62개로 일치했을 정도. 윤석민이 3회초 장성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먼저 잃었지만, 박찬호도 3회말 이범호에게 밀어내기 사구를 내줬다.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쪽은 6회에만 공 31개를 던진 윤석민. 6이닝 3안타 4볼넷 1실점한 뒤 1-1이던 7회초 신인 박지훈으로 교체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찬호의 판정승으로 흐르는 분위기. 그러나 박찬호에게는 7회말이 화근이었다. 선두타자 송산과 11구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맞았고, 포수의 송구 실책 직후 스스로도 번트 타구를 더듬는 실책을 연이어 범해 강판됐다. 최종 성적은 6이닝 7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2자책점). 사실상 윤석민의 역전승이었다.


○박찬호 선발 등판 전 경기 매진 끝

박찬호에게는 또 다른 아쉬움도 있었다. 선발 연속경기 매진 행진이 끝났다. 그는 올 시즌 선발 등판한 7경기에 모두 만원관중을 동원했다. 청주(4회·7500석), 광주(1회·1만2500석), 대구(1회·1만석)에 이어 평일이던 17일 잠실구장의 2만7000석까지 모두 채워 남다른 인기를 입증했다. 사실 이날의 광주구장도 매진 직전까지 갔다. 총 1만2500석 중 1만826석이 들어찼다. 딱 1674명이 모자랐다.

광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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