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보트. 스포츠동아DB
5월 27일 SK-삼성전이 열린 대구구장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SK 이만수 감독이 마운드를 고르기 위해 직접 삽을 들고 나섰다. 당시 구원투수로 등판한 SK 박희수는 마운드 홈이 너무 깊게 파여 투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급기야 이 감독과 심판들이 삽을 들고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경기 중 그라운드에 홈이 파이는 것은 대구구장 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야구장 마운드와 타석은 투수와 타자들이 오가는 과정에서 경기 중반이 되면 깊게 홈이 파인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1일 “국내 야구장의 흙은 야구화 스파이크에 금방 파인다. 타석도 워낙 깊게 파이다보니 위치를 달리해서 치는 타자들도 어쩔 수 없이 다른 타자들과 똑같은 곳에서 타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류 감독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장만 해도 그렇지 않다. 대체 무슨 흙을 쓰는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해 잘 파이지 않는다. 그런 흙에서 어떻게 실책을 하나 싶을 정도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처럼 오랫동안 땅을 고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메이저리그에선 도대체 어떤 흙을 쓰는지도 조사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10승 경력을 자랑하는 삼성 외국인투수 미치 탈보트에게 그 차이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탈보트는 “메이저리그 마운드는 굉장히 단단하다. 그렇다고 콘크리트처럼 딱딱한 것은 아니다. 마운드가 단단해 땅이 파이는 일도 없다. 처음 한국 마운드에 설 때 땅이 파이는 것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물론 지금은 적응이 돼서 괜찮다”고 답했다.
대구|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