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로 선정된 KIA 김도영.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입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은 26일 서울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대망의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압도적인 표 차이(득표율 94.06%)로 MVP를 거머쥔 그는 이날 흰색 정장을 차려입고 시상식장에 나왔다. 타이틀 홀더, 신인왕 등 수많은 선수가 참석했지만, 흰색 정장을 입은 이는 김도영뿐이었다. MVP다운 존재감을 옷차림에서부터 과시했다.
김도영은 “어제(25일) 서울에 올라와서 피팅해보며 결정했다. 나는 ‘과하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고 추천해주셔서 선택했다. 아직 어린 나이고, 시상식 중에서도 가장 큰 시상식이라고 들어서 조금은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KIA 김도영(가운데)이 허구연 KBO 총재(왼쪽)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날 김도영은 MVP 부상으로 ‘The Kia EV9’를 받았다. 시즌 중 최연소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그는 이미 모기업으로부터 EV3을 선물로 받은 바 있다. 올해만 2대의 전기차를 수집했다. 그는 “지금 타고 있는 EV3은 누나가 많이 탐낸다. EV9를 내가 타고, 누나에게는 EV3을 줄 생각이다. EV9가 좀 크긴 하지만, 그래도 든든한 느낌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단 투표 101표 중 무려 95표를 휩쓸었다. 이날 시상식 전에는 ‘만장일치’ 수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6표가 모자랐다. 그는 “기대를 했다. 기자 분들에게 잘했는데…”라며 “몇 표가 부족했나”라고 취재진에게 묻기도 했다. ‘6표가 부족했다’는 말에 “그날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았나 보다”며 웃었다. 이어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라며 투지를 보이기도 했다.
2024시즌 MVP인 KIA 김도영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전혀 아쉬움을 내비치지 않았다. 김도영은 “나는 오히려 40홈런-40도루를 달성하지 못해 뿌듯했다. 만약 이번에 했다면 나 스스로 야구를 너무 쉽게 봤을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 더욱더 큰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트로피 수집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도 나름의 야심 찬 계획을 전했다. 김도영은 “집을 하나 구해야 할 것 같다. 트로피도 트로피지만, 액자들도 많다. 내 개인 박물관 같은 느낌의 공간을 마련해 보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에 대비한 담금질에도 곧 돌입한다. 그는 “올해 체중이 너무 많이 빠졌다. 내년 시즌을 앞두고는 벌크업을 조금 진행할 생각이다. 5㎏ 정도는 지금보다 더 증량하고 싶다. 증량 노하우를 많이 전달받았는데, 생각보다 요새 입맛이 없어 큰일”이라며 웃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