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첼시)가 부활한 스페인이 디펜딩챔피언의 위엄을 드러냈다.
스페인은 15일 새벽(이하 한국 시각) 폴란드 그단스크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2012 C조 조별리그 2차전 아일랜드와의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토레스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바르셀로나)가 골 폭풍을 몰아쳤다.
이날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는 승점 4점(1승 1무)을 확보, 2연패로 승점 0점에 그친 아일랜드는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첫 탈락의 희생자가 됐다.
비센테 델 보스테 스페인 감독은 토레스를 선발출전시키면서 ‘제로톱’을 포기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문전에서 흐르는 공을 토레스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
스페인은 전반 내내 압도적인 볼점유율을 보이며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바르셀로나), 실바, 알론소 등의 공격은 아일랜드 골키퍼 셰이 기븐(애스턴 빌라)의 선방에 줄줄이 막혔다.
하지만 기븐의 철벽수비는 후반 시작과 함께 뚫렸다. 기븐은 후반 4분 알론소의 슛을 선방해냈지만, 이를 골문 앞에 있던 실바가 아일랜드 수비 사이로 밀어넣어 추가골을 뽑았다.
후반 25분 토레스가 다시 한 골을 터뜨렸다. 이니에스타와 실바의 연결이 절묘했다. 토레스는 기븐과 일대일 상황에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러자 보스테 감독은 28분 토레스를 빼고 파브레가스를 투입, 다시 ‘제로톱’에 나섰다. 스페인은 후반 37분 교체 투입된 산티아고 카소를라(말라가)의 날카로웃 슛이 기븐의 선방에 걸렸지만, 곧이어 실바의 패스를 받은 파브레가스의 슛으로 4번째 골을 뽑아냈다.
스페인은 1승 1무를 기록해 크로아티아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나섰다.
스페인과 크로아티아는 오는 19일 3시 45분 격돌한다. 같은 시각 탈락이 확정된 아일랜드를 상대하는 조 3위 이탈리아도 2무승부로 아일랜드 격파시 승점 5점을 확보하는 만큼, C조의 8강 진출팀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