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보. 사진제공|수원삼성
서울은 수원과 하나은행 FA컵 16강전(20일)을 앞두고 ‘반칙왕 스테보에게 고함’이라는 동영상을 19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수원 공격수 스테보의 반칙 영상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수원아! 스테보야! 반칙 작전 따위 던져버리고 제대로 한판 붙자’라는 다소 자극적인 문구도 들어가 있다.
서울은 수원에 비해 가장 비교우위에 있는 파울 부문을 골랐다.
수원은 K리그에서 16라운드까지 파울 숫자가 347개로 포항(349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235개로 제주(212개)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서울은 올 시즌 ‘무조건 공격’과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의미를 동시에 담은 ‘무공해 축구’를 표방했는데 K리그 성적도 1위에 올라있고 파울도 적다. 슬로건에 딱 맞는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 관계자는 “라이벌 매치를 앞두고 이슈를 만들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자는 취지다. 꼭 수원만 겨냥한 것은 아니다. 큰 틀에서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의미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제주 수비수 홍정호와 서울 고명진이 상대의 거친 파울에 큰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들끼리 최소한의 동업자 정신을 갖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은 수원의 아픈 곳을 찌름과 동시에 자신들은 페어플레이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려 한 것이다.
두 팀의 동영상 장외 신경전은 4월1일 첫 맞대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수원은 당시 경기 전 ‘북벌 2012 기획 영상 승점 자판기’ 동영상을 공개했다. 북벌은 수원이 서울과 경기 때마다 ‘북쪽의 팀을 정벌 한다’며 내세우는 구호다. 동영상 속 수원 선수들은 서울을 승점 자판기에 비유하며 ‘정말 먹고 싶었다’ ‘서울? 무슨 팀이에요? 농구팀이에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했었다.
당시 서울이 발끈해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를 자극하는 행동 대신 신사적인 축구를 보여주자”고 발표했었던 데 반면 이번에 수원은 공식 입장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 수원 관계자는 “동영상 재밌게 봤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 동영상을 본 뒤 서로 자극하지 말자는 보도자료를 발표해 놓고 이번에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치에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우리가 다음에 또 마음 편하게 동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짐을 덜어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던졌다.
늘 흥미를 끄는 K리그 최고 라이벌의 날선 신경전이 20일 구름관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