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볼끝 좋다” vs “제구 불안”

입력 2012-06-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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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사진제공|

BK 첫 승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김진욱 감독 “컨디션 좋았고 볼끝엔 힘”
김시진 잠독 “보직 속앓이 해결해줬다”

정민태 코치 “퀵모션 느리고 제구 불안”


넥센 김병현(33)은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국무대 첫 승을 거뒀다. “결과를 떠나 이전 등판보다 구위가 훨씬 안정됐다”는 게 공통적 반응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숙제는 안고 있다.


○이전과 달라졌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김병현을 꾸준히 봐왔던 두산 김선우는 21일 “이전까지는 무조건 힘으로 윽박지르려는 모습이 강했는데 어제(20일)는 가볍게 던지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구속이 2∼3km 줄었는데, 스피드를 포기하더라도 제구에 신경 썼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넥센 김시진 감독의 평가와 일맥상통한다.

두산 김진욱 감독도 김병현의 달라진 ‘볼끝’을 칭찬했다. 김 감독은 “솔직히 (김)병현이가 이번에 처음으로 선발로테이션을 지켜서 나오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했다”며 “일단 로테이션대로 들어온 게 약이 됐다. 선수의 컨디션이 좋았고, 볼끝에 힘이 있었다. 특히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이전보다 나았다”고 설명했다.


○위태로운 선발 지켰다!

김시진 감독은 그동안 ‘김병현 카드’를 두고 남모를 가슴앓이를 했다. 선발로 나가 자주 난타를 당하다보니 보직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간계투로 돌리자니 일주일 2∼3차례의 등판을 감당해낼 수 있는 체력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최근에는 오른 팔이 뭉쳐 몸을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여러모로 계투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발로 계속 내기에는 부담이 컸다. 김 감독은 “지난 등판에서 난타를 당하고 나서 결단을 내릴 것인지, 말 것인지 기로에 서있었다”며 “하지만 나도 현역시절 초반 4∼5경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다. 투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김)병현이에게도 적어도 2∼3번의 기회는 더 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제 호투를 하면서 감독의 고민을 덜어줬다”고 귀띔했다.


○여전히 달라져야 산다!

물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는 “보완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 퀵모션이 느리고, 제구도 아직 불안하다. 노출되기 쉬운 투구습관도 있어 고쳐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진욱 감독도 “아직 자신이 던지고 싶은 코스에 공을 던지는 수준까지는 올라오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 코치는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 타자들에 대해 아직 모르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투구 스타일만 고집하는 편이었다”며 “다행히 지난 등판 때 난타를 당하면서 조언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한국 타자들의 성향이나 스타일을 알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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