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잉글랜드를 꺾고 유로 2012 4강에 올라섰다.
이탈리아는 25일(한국 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12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내내 득점없이 0-0으로 비겼다. 이탈리아는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 오는 29일 4강에서 독일과 맞붙게 됐다.
이탈리아로선 유로 2000 준우승 이후 12년 만의 4강행이다. 독일-이탈리아의 승자는 스페인-포르투갈전 승자와 오는 7월 2일 결승전을 갖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다니엘레 데 로시(AS로마)와 안드레아 피를로(유벤투스)가 중원을 장악하고 전방의 마리오 발로텔리(맨체스터 시티)와 안토니오 카사노(AC밀란)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잉글랜드를 경기 내내 압박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 전방의 대니 웰벡과 웨인 루니(이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적절하게 막아내며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골을 넣지 못했다. 전반 3분 데 로시의 중거리슛이 골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악마의 재능’ 발로텔리는 우세한 흐름 속에 골이 터지지 않자 짜증을 내기도 했다. 양팀이 간간히 잡은 날카로운 찬스는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과 조 하트(맨체스터 시티)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연장에서도 이탈리아는 골대를 맞췄다. 연장 전반 알레산드로 디아만티(볼로냐)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감아찬 공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온 것. 연장 후반 9분에는 안토니오 노체리노(AC밀란)가 헤딩슛으로 골문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 발로텔리의 계속된 슈팅도 잉글랜드 골문을 열지 못해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양 팀의 첫 키커 발로텔리와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은 가볍게 성공시켰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두 번째 키커 루니가 골을 성공시킨 것과 달리,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몬톨리보(AC밀란)의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하지만 지난 크로아티아 전에서 멋진 프리킥을 꽂았던 피를로가 다시 한 번 팀을 구했다. 피를로는 승부차기에서조차 뒤지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골문 한 가운데에 느린 로빙슛을 때렸다. 이미 몸을 날린 하트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완벽한 속임 동작에 이은 골이었다.
피를로의 골이 분위기를 바꿨다. 잉글랜드의 3-4번째 키커 애쉴리 영(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애쉴리 콜(첼시)은 잇따라 슛을 실패했다. 반면 노체리노는 골을 성공시켜 이탈리아가 3-2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마지막 키커 디아만티가 잉글랜드 골문 오른쪽에 슛을 꽂으며 기나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