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감독. 스포츠동아DB
“무른 마운드 문제는 이미 수차례 말해 온 것인데…. 정말 화가 납니다.”
24일 광주 KIA전을 앞둔 SK 덕아웃. 이만수 감독(사진)의 얼굴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이 감독은 격앙된 목소리로 야구 인프라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 경기에서 SK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는 3회까지만 던지고 교체됐다. 투구 도중 왼 무릎에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광주구장은 마운드가 무르기 때문에 흙이 잘 파진다. KIA 선발 소사와 마리오는 왼발을 딛는 위치가 다르다. 마리오가 왼발을 내딛다가 흙이 파진 곳을 잘못 밟으면서 무릎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마리오는 자기공명촬영(MRI) 결과, 무릎인대가 손상됐다. 정확한 결과는 25일이 돼야 알 수 있지만,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박희수-정우람이 빠져있는 SK로서는 또 한번의 고비를 맞은 셈이다.
이 감독은 “시즌 전, KBO 구본능 총재님과 감독들이 만난 자리에서도 마운드를 좀 단단하게 해달라는 말씀을 전했다. 야구장을 짓는 것이야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간다지만, 흙을 다지는 것은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야구장의 문제 때문에 부상이 발생한다는 게 너무 속이 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배터박스의 흙도 단단해야 한다. 홈으로 슬라이딩을 할 때 주자의 발목이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감독은 5월 27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아예 직접 삽을 들고 마운드로 뛰어나가 흙을 고른 적이 있다. 불펜의 핵인 박희수가 흙이 움푹 파진 곳을 잘 못 밟아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SK 성준 코치는 “마운드 흙이 무르면, 투구 밸런스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경기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광주|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