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분위기는 흥행 예보? '나는 왕' 훈훈한 뒷풀이

입력 2012-06-27 19: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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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사진제공|데이지엔터테인먼트

배우들 사이에 오가는 분위기를 보면 영화의 흥행을 조심스레 예측할 수 있다. 영화는 감독과 배우, 수십명의 제작진이 모여 함께 완성하지만 어쨌든 작품을 대표하는 얼굴은 주연 배우인 이유에서다.

한 편의 영화에 참여하는 배우들은 때로는 ‘기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배우 역시 돋보이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 싸움’ 없이 서로 돈독한 우정을 쌓으며 자기 것을 먼저 내놓는 촬영현장도 있다.

배우들끼리 벽을 허물면 영화의 분위기도 달라지기 마련. 그래서 흥행한 영화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촬영장 분위기와 배우들 사이가 아주 좋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26일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야외 주점.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감독 장규성)에 출연한 백윤식, 임원희, 주지훈, 이하늬와 영화 제작사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열린 제작보고회를 끝내고 뒤풀이 자리를 마련했다.

시원한 맥주 한 잔 나누자며 시작된 모임은 여느 술자리가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무르익었다. 끝까지 맥주를 고집한 주지훈, “배가 부르다”며 소주잔을 택한 임원희, “기분 좋은 뒤풀이”라고 연신 맥주잔을 비운 백윤식은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함께 완성한 과정을 자유롭게 나눴고 개봉 이후 관객의 관심을 기대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군 제대 후 연기 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주지훈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검게 그을린 얼굴로 나타난 주지훈은 “야외 촬영이 많았고 왕자와 거지를 오가는 두 역할 때문에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날이 대부분이었다”고 돌이켰다.

모델 출신인 주지훈은 조선시대 초가 배경인 이 영화에서 훗날 세종대왕이 되는 충녕대군을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6kg이나 늘렸다. “영화 의상과 분위기를 위해 찌웠지만 촬영이 끝났으니 이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는 주지훈이 공개한 ‘몸짱 프로젝트’는 일반인이 따라하기에는 ‘잔인한’ 수준이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5km씩을 네 번에 나눠 뛰고 걷는다. 총 20km. 세 끼 식사는 소금 간을 하지 않은 닭 가슴살과 삶은 감자로 대신한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출연 배우들 가운데 운동 마니아는 주지훈 뿐만이 아니다. 백윤식 역시 “일주일에 사나흘씩 피트니스센터에서 세 시간 넘도록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말로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법을 공개했다.

이 영화에서 백윤식의 역할은 정승 황희. 대쪽같은 인물로 충녕대군이 왕이 되는 일을 돕는다. 앞서 출연한 ‘돈의 맛’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백윤식은 “짧은 기간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데 특히 ‘돈의 맛’으로는 칸 국제영화제까지 다녀와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언제나 제 몫을 해내는 배우 임원희도 빠질 수 없다. 궁을 탈출한 왕자를 찾아 전국을 누비는 호위무사 해구를 연기한 임원희는 “백윤식, 박영규 선생님과는 첫 작업인데 낯설지 않고 잘 맞는 부분이 많았다”고 돌이켰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여배우 이하늬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는 데도 주저함이 없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임원희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최근 SBS 시트콤 ‘도룡뇽 도사와 그림자 조작단’과 한 종합편성채널의 의학드라마에 출연하며 TV로도 무대를 넓힌 임원희가 ‘고향’과 같은 스크린으로 돌아와 내놓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임원희는 장난스레 “나는 잘생긴 배우도 아닌 데 뭘…”이라는 말을 여러 번 했지만 새로운 장르의 사극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관객에게 제대로 평가받는 일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8월에 개봉하는 ‘나는 왕이로소이다’는 느닷없이 세자로 책봉된 충녕대군이 궁을 탈출해 벌이는 모험극. 충녕대군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노비 덕칠을 만나 신분을 바꿔 살 것을 제안하고, 그런 왕자를 찾아나선 궁궐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코미디로 완성했다.

특히 이 영화는 성군으로 인정받는 세종대왕도, 왕이 되기 전에는 ‘반항기’ 많은 왕자였다는 설정으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출연진도 화려하다. 주지훈 백윤식 임원희를 비롯해 김수로, 변희봉, 박영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했다. 연출을 맡은 장규성 감독은 앞서 ‘선생 김봉두’ ‘이장과 군수’ 등으로 코미디 장르에서 감각을 인정받았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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