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사진제공|KLPGA
2016 올림픽 출전 목표 “런던에 가 볼 생각”
“우승은 다 똑같은 줄 알았는데 막상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고 보니 느낌이 달랐다.”
최나연(25·SK텔레콤)이 10일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다. 그는 이날 인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맛본 최나연은 “부모님과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어서 기쁘다. 대회 기간 내내 응원해준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대신했다. 최나연은 20일 일본에서 열리는 사만사 타바사 대회 출전 전까지 국내에 머물며 US여자오픈 우승의 감동을 되새기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 3라운드가 끝난 뒤 어떤 생각이 들었나?
“경기 끝내고 방에 들어가서 한국에 있는 로빈 사임스 스윙코치와 가장 먼저 통화했다. 기분이 많이 업된 상태였다. ‘이러다 우승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었다. 로빈이 ‘잘 못 쳤을 때도 잊어야 할 게 있지만 잘 했을 때도 잊어야 할 게 있다. 다 잊고 내일을 준비하라’는 말을 해줬다. 그 말을 듣고 엄마와 문자를 한 뒤 샤워하고 잤다.”
- 10번홀 상황에 대해 다시 말해달라.
“경기위원과 ‘공이 해저드 라인을 넘어 갔느냐 아니냐’라는 논쟁을 벌였다. 처음에는 경기위원이 공이 떨어진 지점을 확인해줬지만 나중엔 본인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결국 티박스로 이동해 플레이하기로 했다. 그 자리에서 쳤더라면 분명 나에게 유리할 수 있었지만 ‘안 돼, 이겨내야 해’라고 주문하면서 상황을 극복하려 애썼다. 11번홀로 이동하는 동안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러다 게임을 망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면서 마시던 물의 병을 숲 속으로 던져버렸다. 물병과 함께 화도 던져버린 것 같다.”
- 분명 예전과 달라진 것 같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그 일을 못 잊고 계속 경기를 했을 것이다. 만약 그 상황에서 게임을 망쳤더라면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떨리지 않았고 심리적인 부담도 적었다. 오히려 경기가 끝나고 경기위원이 ‘네가 그 상황을 이겨내고 버디 3개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도 좋은 경험을 했다.”
- 다음 목표는?
“현재로서는 2016년 올림픽에 나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이번에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한 뒤 런던에 가볼 생각이다. 아직 올림픽을 직접 본 적이 한번도 없다. 휴가를 겸해 올림픽을 보고 올 생각이다. 친구인 (김)인경이가 티켓 2장 정도는 구해줄 수 있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게 부담은 된다. 그러나 결과가 좋으면 그만큼 기쁨은 두 배, 세 배, 열배가 된다. 한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서 메달을 딴다면 기쁨이 더 클 것 같다.”
인천|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