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현실 고발’ 이슈에 빠지다

입력 2012-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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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의 정의를 묻다.’ 현실을 리얼하게 반영한 이야기들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들. 뉴스를 재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SBS ‘추적자’, ‘유령’과 용산 참사의 비극을 그린 영화 ‘두 개의 문’(맨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연분홍치마·SBS

영화 ‘두 개의 문’ 드라마 ‘추적자’ ‘유령’이 대표작
불편한 작품 흥행 이유는 “정의에 목 말랐기 때문”

스크린도 안방극장도 현실 고발 이슈에 빠졌다. 대중은 현실을 그대로 옮긴 이야기에 환호하고 이는 흥행과 시청률로 이어지고 있다.

‘용산 참사’의 비극과 폭력적 진압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 재벌과 검찰·정치권력의 유착을 그린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각종 사회 뉴스를 그대로 옮긴 듯한 SBS 수목드라마 ‘유령’이 현실 고발 이슈를 이끄는 대표작이다.


● ‘용산 참사’의 비극, ‘두 개의 문’

최근 영화계 핫이슈는 ‘두 개의 문’이 써가는 뜻밖의 흥행 기록.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21일 만인 11일 전국 관객 3만5000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독립영화 가운데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2009년 철거민과 경찰의 대치로 여섯 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 참사’를 그린 ‘두 개의 문’은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특별한 연출 없이 그대로 보여주며 더욱 진한 파장을 일으킨다. 생계를 위해 화염병을 든 철거민과 상부의 지시로 불길 속에 뛰어든 경찰 모두 피해자임을 강조하며 공권력과 권력의 심장부를 겨냥한 점도 ‘두 개의 문’이 관객에게 높은 지지를 얻는 이유다.

개봉 초 20여 개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한 ‘두 개의 문’은 관객의 지지에 힘입어 최근 상영관을 70여 개로 늘렸다. 또 여수, 제주 등 각 지역에서는 자체 상영까지 진행하며 영화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 뉴스를 옮긴 듯한 ‘추적자’ ‘유령’

안방극장에서는 ‘추적자’와 ‘유령’이 잔혹한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특히 시청률 20%를 돌파한 ‘추적자’는 재벌과 정치, 검찰로 이어지는 권력관계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에는 대통령 선거가 드라마 주요 이야기로 배치됐다. 이는 대선 주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현실과 맞물리며 중장년 남성 시청자까지 모으고 있다.

‘유령’은 매일 보는 뉴스를 드라마로 재구성한 느낌으로 현실 고발의 이야기를 펼친다. 연예인 성상납, 민간인 사찰, 디도스 테러 등 현실 속에서 보아온 이슈를 전면에 배치했다.

이들 작품은 공통적으로 현실의 치부를 깊숙이 찔러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지만 ‘지적’에만 그치지 않고 진짜 ‘정의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힘을 지녔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보기 불편한데도 현실을 고발하는 작품을 찾는 건 우리 사회에 그만큼 정의로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정의란 무엇인가’이란 책이 유독 우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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