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희 리포트]공격 지향 멕시코, 역습 당하면 납작코

입력 2012-07-2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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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본보 해설위원

몇 개월 전 우리가 속한 B조의 강자로 지목되던 팀은 스위스다. 스페인을 제외한다면 스위스의 어린 세대가 유럽에서 거둬왔던 성적이 매우 좋았던 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꾸러뜨린 바젤 멤버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 호흡 면에서도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을 목전에 둔 현재 세계 축구계의 평가는 바뀌었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B조의 강자는 바로 우리의 첫 경기 상대 멕시코다. 스위스의 전력은 제르단 샤키리, 그라니트 자카의 부재로 인해 틀림없이 약화됐다. 샤키리가 스위스의 창조성을, 자카가 스위스의 중심을 책임지는 선수인 까닭이다.

멕시코는 다르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비롯한 낯익은 일부 선수가 출전하지 않게 됐지만 사실상 지금의 멕시코에는 에르난데스의 가세가 절실하지 않다. 설사 그가 참여했다 하더라도 주전 자리를 보장받기 어렵다. 그만큼 현재 멕시코는 재능 있는 공격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며 북중미 예선 및 프랑스 툴롱 대회를 통해 그 위력을 과시해왔다.

특히 민첩한 드리블 재간을 선보이는 하비에르 아키노, 공격형 미드필더 스타일이면서도 득점력까지 폭발적인 마르코 파비안은 유럽 현지의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는 재목들이다. 물론 공격형 미드필드 지역 어느 위치에서나 뛸 수 있는 히오바니 도스 산토스도 있다. 여기에 골키퍼(헤수스 코로나)와 노련한 중앙 미드필더(카를로스 살시도는 이번 대회에서 측면 수비보다 미드필더로 활약할 것이 유력하다), 민첩한 골잡이(오리베 페랄타)로 이뤄진 와일드카드 선택도 적절해 보인다. 멕시코가 영국과 더불어 우승후보 3인방(브라질, 스페인, 우루과이)의 뒤를 쫓는 도전 세력이라는 것이 현재의 평가다.

그러나 멕시코에도 약점이 있다. 무엇보다 멕시코의 전반적인 무게중심이 공격 쪽에 쏠려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매우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엑토르 에레라 같은 중앙 미드필더, 다르빈 차베스와 이스라엘 히메네스로 구성될 것이 유력한 측면 수비가 모두 공격 지향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멕시코의 볼을 끊어내 이들의 배후를 파고드는 우리 공격수에게 빠르게 연결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우리가 여러 골을 터뜨리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공격력에 비해 멕시코 수비진의 평균적인 수비 능력은 우수한 편이 못되며 상대의 빠른 역습에 노출될 경우 쉽게 허물어지는 경향이 있다. 중앙 수비의 발도 그리 빠르지 않다.

멕시코가 볼을 소유했을 때에는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빠르게 좁히면서 협력 수비에 힘써야 한다. 더불어 동료가 비워둔 공간을 빠르게 커버해 가급적 수비 대형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한준희 KBS 축구해설위원·본보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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