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복덩이 유먼 잡은 건 CD 한장

입력 2012-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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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 스포츠동아DB

■ 유먼 영입 비하인드 스토리

사직구장 만원 관중 열성응원 CD 선물
유먼 마음 사로잡아…하루차이로 계약


“유먼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유먼이 큰일 했네.”

롯데의 7월이 혹독할수록 롯데 내부에서 외국인 좌완투수 쉐인 유먼(33·사진)의 존재감은 높아진다. 유먼은 7월 들어 3승을 따냈다. 올 시즌 성적도 124.2이닝에 9승4패, 방어율 2.53으로 롯데 선발 중 단연 최고다. 한화의 절대 에이스 류현진에 빗대 ‘류먼진’이란 별명까지 생겼다.

그러나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 처음 유먼을 뽑았을 때만 해도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기대는 유먼의 구위를 믿었기 때문이다. 140km대 후반의 직구에 변화구, 스태미너까지 일품으로 스카우트 보고서가 올라왔다. 실제 롯데뿐 아니라 KIA, 두산 등도 관심을 보여 쟁탈전이 벌어졌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31일 “하루 차이로 롯데가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후일담을 밝혔다.

KIA와 두산이 대시하기 직전, 롯데와 계약서에 사인한 것은 롯데가 최초로 손을 내민 팀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롯데가 내민 CD의 힘도 컸다. 그 CD 안에는 사직구장 만원관중의 열성적인 응원 장면이 담겨 있었다. 유먼의 마음이 움직였음은 물론이다.

이런 유먼이지만 메이저리그에 못 올라간 것은 다혈질 성격 탓이다. 롯데에 와서도 평소에는 유쾌하다가도 경기에만 들어가면 날카로워진다. 그러나 양 감독을 비롯한 롯데 선수들의 선도(?)로 조금씩 ‘순화’돼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유먼도 팀을 잘 만난 셈이다. 양 감독의 품어주는 리더십, 롯데의 강한 위계문화가 유먼이 돌발행동을 하지 않고, 맘 편히 최고 시즌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든든한 기반이 돼주고 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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