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 최후의 한발로 ‘금빛 대역전’

입력 2012-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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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종오. 스포츠동아DB

50m 공기권총 10번째 발 10.2점
합계 622.0점…개인종목 첫 2연패
은메달 최영래, 무명반란 기쁨의 눈물


한국 선수단의 10번째 금메달, 주인공은 ‘역전의 명사수’ 진종오(33·KT)였다. 한국사격의 간판 진종오가 5일(한국시간) 그리니치파크 왕립포병대기지 사격장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대표팀 후배 최영래(30·경기도청)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0m 공기권총에 이어 2관왕에 올랐다.

기보배(양궁 여자 개인전·단체전)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의 2번째 2관왕. 2008베이징대회에서도 50m 권총 금메달을 따냈던 진종오는 올림픽 2연패에도 성공했다. 아울러 2004년 아테네대회 이후 올림픽에서만 혼자서 금 3개, 은 2개를 따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역전의 명사수, 대기록을 쏘다!

결선 마지막 한발을 남겨뒀을 때, 2위 진종오는 선두 최영래에 1.6점 뒤지고 있었다. 마지막 10번째 발. 진종오는 10.2점을 쐈고, 최영래는 8.1점에 그쳤다. 극적인 뒤집기, 결국 진종오는 합계 662.0점(본선 562점·5위+결선 100점·1위)으로 50m 권총 2연패에 성공했다. 본선에서 569점으로 깜짝 1위에 올랐던 최영래는 결선 3번째 격발에서 10.5점을 쏘는 등 꾸준히 선전했지만, 마지막 한발에서 밀려 합계 661.5점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4월 뮌헨월드컵 같은 종목에서 본선 8위로 간신히 결선에 올라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진종오는 유난히 강한 뒷심을 또 한번 과시했다. 진종오의 동일 개인종목 2연패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하계올림픽에선 최초다. 진종오의 마지막 한발은 소속팀 KT는 물론 대한사격연맹과 대한체육회에서 받게 될 금·은메달의 격려금 차이를 고려할 때 1억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

1982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인 최영래는 2010년 8월 처음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무명생활이 길었다. 5월초 6차까지 치러진 유례없이 혹독했던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했지만, 그의 선발보다 더 주목을 끈 것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사격 3관왕 이대명의 탈락이었다. 실력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주변에선 그의 엷은 국제대회 경력 탓에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게다가 처음 나선 올림픽은 낯설었다. 진종오가 한국 선수단에 첫 금을 안긴 10m 공기권총에서 최영래는 본선 35위라는 참담함을 맛봤다. 50m 권총을 앞두고도 스포트라이트가 온통 진종오의 2관왕 달성 여부에 맞춰졌을 뿐, 최영래의 반란에 주목한 이는 드물었다. 올 12월, 지난해까지 임실군청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같은 사격인 출신 전경하 씨(27)와 결혼하는 최영래는 끊임없는 노력과 성실함으로 무명 반란을 일궈냈다. 마지막 한발로 금메달을 진종오에게 넘겨준 그는 눈물을 흘리며 “아쉬움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라고 말했다.


○진종오는?

▲생년월일=1979년 9월 24일
▲키·몸무게=175cm·78kg
▲출신교=춘천교대부속초∼남춘천중∼강원사대부고∼경남대
▲수상경력=2008베이징올림픽 50m 권총 금·10m 공기권총 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 금·50m권총 은, 2012런던올림픽 10m 공기권총·50m 권총 금

○최영래는?

▲생년월일=1982년 5월 13일
▲키·몸무게=166cm·74kg
▲출신교=단양초∼단양중∼단양고∼중부대
▲수상경력=2009아시아공기총선수권대회 10m 공기권총 단체 은, 2012월드컵 10m공기권총 11위, 2012런던올림픽 50m 권총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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