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정재성 감동 포옹

입력 2012-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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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상)-정재성. 스포츠동아DB

배드민턴 남자복식 3·4위전 V피날레
런던올림픽 노메달 위기서 값진 투혼


이용대(24)가 높이 뛰어올라 스매싱을 날렸다. 정재성(30·이상 삼성전기)은 네트 바로 앞에서 다음 수비를 준비했다. 네트 위를 빠르게 통과한 셔틀콕은 그대로 상대 코트에 떨어졌다. 이용대는 무릎을 꿇었고, 정재성은 그대로 누웠다. 그리고 7년간 함께 땀을 쏟았던 파트너는 서로를 뜨겁게 안았다.

이용대-정재성이 사상 첫 올림픽 노메달 위기에서 한국배드민턴을 구했다. 이용대-정재성(세계랭킹 1위)은 5일(한국시간)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 3·4위전에서 말레이시아 쿠킨키드-탄분헝(세계랭킹 8위)에게 2-0(23-21 21-10)으로 승리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세트에서 15-19로 뒤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흔들림 없이 추격해 역전에 성공했고, 2세트에서 일방적으로 몰아세우며 승리를 안았다. 이용대-정재성은 4일 준결승에서 덴마크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세계랭킹 3위)에 1-2(21-17 18-21 20-22)로 아깝게 역전패했다.

금빛은 아니지만 값진 동메달이었다. 이용대는 올림픽 2회 연속 메달리스트가 되며 세계 정상권을 지켰다. 그동안 세계랭킹 1∼2위를 달렸지만 올림픽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던 정재성은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자복식 선수들이 중국이 시작한 져주기 꼼수에 휘말려 실격되고, 앞선 남자단식 3·4위전에서 이현일(32·요넥스)이 패해 한국배드민턴은 벼랑 끝에 몰렸었다. 이미 2000시드니올림픽 이후 12년 만이자, 역대 2번째 올림픽 노골드로 의기소침했던 한국배드민턴은 만약 이용대-정재성마저 동메달을 따지 못했더라면 배드민턴이 정식종목이 된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처음 메달을 얻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최근 5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6개나 수확한 한국배드민턴은 런던에서 큰 상처를 입을 뻔했다.

이제 한국배드민턴은 4년 뒤를 대비해야 한다. 남자복식은 여전히 세계 정상권이지만 정재성 이후 이용대의 파트너를 정해야 하는 숙제가 급하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이후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효정처럼 여자복식과 혼합복식 모두에서 중국 선수들을 압도할 수 있는 새 얼굴도 찾아야 한다.


○정재성은?

▲생년월일=1982년 8월 25일
▲키·몸무게=168cm·73kg
▲출신교=진북초∼전주서중∼전주농림고∼원광대
▲수상경력=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은·남자복식 동, 2012전영오픈 남자복식 금, 2012런던올림픽 남자복식 동

○이용대는?

▲생년월일=1988년 9월 11일
▲키·몸무게=180cm·74kg
▲출신교=화순초∼화순중∼화순실고
▲수상경력=2008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은·남자복식 동, 2012전영오픈 남자복식 금, 2012런던올림픽 남자복식 동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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