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금빛 한 발, 신발도 한몫

입력 2012-08-08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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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오진혁 골프화 신어… 사격 진종오는 빨간 역도화
英잔디에 맞춘 특수 축구화… 홍명보호 첫 4강 신화

양궁 오진혁의 골프화.

양궁과 골프는 비슷한 점이 많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오조준을 하기도 한다. 양궁인 가운데는 유달리 싱글 골퍼가 많다. 프로 골퍼 신지애는 초등학교 때 양궁을 하기도 했다.

런던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오진혁(현대제철)은 골프화를 신고 출전했다. 장영술 대표팀 총감독은 “골프화가 접지력이 좋아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내가 직접 추천했다”고 말했다. 골프 핸디캡이 싱글인 장 감독은 “양궁과 골프 모두 가상의 라인을 그려야 한다. 10점 과녁만 의식하거나 홀에 집착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양궁은 잔디로 조성된 크리켓경기장을 변형한 경기장에서 치러져 평소 신던 테니스화보다는 골프화가 적합했다. 비가 자주 내리는 런던의 날씨에도 방수 기능이 뛰어난 골프화가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골프화를 착용한 오진혁을 비롯한 남자 양궁 선수들과 달리 여자 양궁 선수들은 적당한 여성용 모델이 없어 러닝화를 신고 사대에 섰다.

영국 잔디에 맞춘 특수축구화.

사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KT)는 묵직해 보이는 빨간 신발이 눈에 띄었다. 사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역도화였다. 진종오는 2년 전 미국 콜로라도의 미국 대표팀 훈련장에 갔다 역도화를 신은 선수를 처음 봤다. 귀국한 후 그는 가까운 사이였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의 소개로 역도화를 공급받아 신기 시작했다. 진종오는 “역도화는 좌우의 밸런스를 잘 잡아준다. 신발이 편해 장시간 서서 총을 쏘기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오른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질퍽한 영국 잔디의 특성을 고려해 특수 제작한 축구화를 신었다. 플라스틱으로 된 스터드(축구화 밑창의 징) 가운데 일부를 금속 소재로 대체했다. 힘을 많이 받는 뒤꿈치와 바깥쪽 부분은 금속 소재였다. 박종우는 “영국의 잔디가 푹푹 빠지고 진흙이 많아 금속 스터드가 없으면 뛰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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