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태균.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좋은 타자의 제1조건은 ‘선구안’

타격선두 한화 김태균, 볼넷도 55개 최다
구종 다양화로 볼에 방망이 나가면 안돼
한대화 감독 “하체 중심이동 뒷받침돼야”


한화 김태균(30)은 좋은 타자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으로 정교한 타격을 하면서 장타력까지 갖췄다. 실제 4할을 넘나드는 높은 타율과 6할이 넘는 장타율로 1위에 올라있다. 최다안타와 출루율까지 타격 4개 부문 선두다. 선수 시절 강타자였던 한화 한대화 감독은 “좋은 타자의 제1조건은 선구안”이라며 “(김)태균이의 가장 큰 장점도 뛰어난 선구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선구안이 좋으면?

김태균은 8일까지 8개 구단 타자 중 가장 많은 115안타를 때려냈지만, 볼넷도 55개로 최다다. 그만큼 공을 신중하게 본다는 의미다. 한대화 감독도 “일단 공을 잘 봐야 실투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며 “또 방망이가 잘 안 맞을 때는 볼넷이라도 골라나가야 하는데, (김)태균이는 선구안이 좋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래서 슬럼프도 짧은 것”이라고 칭찬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투수들의 구종이 다양해졌고, 같은 구종이라도 투수마다 특징이 다르다. 박찬호(39·한화)는 같은 구종이라도 조금씩 다르게 던지기 때문에 전력분석원이 애를 먹을 정도다. 한 감독은 “요즘 투수들이 워낙 여러 가지 공을 던진다. 특히 낮게 들어오는 변화구는 공략이 정말 어렵다”며 “결국 볼을 치면 안 되고, 높아서 각이 밋밋해지는 실투성 변화구를 놓치면 안 된다는 얘기인데 그러려면 선구안이 따라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구안이 좋으려면?

그렇다면 타자가 선구안을 기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한대화 감독은 “선구안은 단순히 눈으로 공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체 중심이동이다”며 “하체가 안정돼 있어야 타격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역 시절 ‘선구안의 대명사’로 통했던 양준혁 해설위원도 늘 “공은 눈이 아니라 무릎으로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와 일맥상통한다.

타격과정은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것을 눈으로 보는 ‘인지과정’, 공의 구종과 궤적 등을 파악하는 ‘판단과정’, 방망이가 나가는 ‘대처과정’의 3단계로 나뉜다. 한 감독은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그립 등을 눈으로 보는 것(인지과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순간적인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며 “홈플레이트 앞에서 변화하는 공에 대처하기 위해선 하체가 버텨줘야 좋은 타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겨울철 하체훈련이 중요한 이유다. 시즌 도중에도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하체를 단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