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기자의 런던 리포트] 銅메달 vs 怒메달…홍명보 “또 다른 결승전이 남았다”

입력 2012-08-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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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스포츠동아DB

광복절 앞두고 운명의 한일전

대한민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
3위땐 병역면제 등 혜택…4위와 큰 차이
올림픽팀 최근 일본에 3무2패…복수 기회
승리 절실함…“멘털은 우리가 더 강하다”


1년 만의 재대결이다.

작년 8월 한국축구는 굴욕을 당했다. 국가대표팀이 광복절(8월15일)을 눈앞에 둔 8월10일 삿포로 돔에서 벌어진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1974년 1-4로 패한 이후 37년 만에 3점차 대패를 당했다. 운명의 장난일까. 1년 만에 한일전 리턴매치가 펼쳐진다. 이번엔 아우들이다. 한국과 일본올림픽대표팀이 11일 오전 3시45(한국시간) 웨일스 카디프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런던올림픽 3,4위전을 치른다. 작년처럼 친선경기가 아니다. 동메달의 주인공이 가려지는 전쟁 같은 한 판 승부다. 올림픽 팀 홍명보 감독은 8일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져 일본과 3,4위전이 확정된 뒤 라커룸에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결승전이 남아 있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메달

10년 전 한일월드컵 때 한국은 터키와 3,4위전에서 2-3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종료휘슬이 울린 뒤 탄식하는 사람은 없었다. 관중들은 명승부에 박수를 쳤고, 양 팀 선수들은 한데 어우러져 우정을 만끽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월드컵과 다르다. 3위와 4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 도전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1988년부터 7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올림픽 단골손님이 됐지만 메달은 먼 나라 이야기였다. 1948년 런던 대회를 통해 처음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이후 64년 만에 또 다시 영국 땅에서 홍명보호가 빛나는 4강 신화를 썼다. 온갖 고비를 넘겨가며 메달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 수 있다. 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


○병역

병역면제를 위해서도 동메달은 필요하다. 이 메달에 올림픽팀 선수들의 미래가 걸려 있다.

한국은 2002년 4강 신화를 달성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한시적인 특별법이었다, 병역 의무에서 자유로워 진 박지성(QPR), 설기현(인천), 안정환(은퇴) 등이 자유롭게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10년 가까이 한국축구를 리드해 왔다.

지금은 월드컵 우승을 해도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오직 올림픽과 아시안게임뿐이다.

홍명보호 주축 멤버인 기성용(셀틱), 지동원(선덜랜드), 백성동(오이타), 김보경(카디프 시티), 김영권(광저우 헝다), 남태희(레퀴야) 등이 동메달을 통해 면제를 받는다면 앞으로 한국축구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설욕

한국은 일본과 올림픽팀 간 역대 전적에서 4승4무4패로 팽팽하다. 그런데 최근 전적은 열세다. 2003년 9월 친선경기 2-1 승리 이후 5경기에서 3무2패다. 홍 감독도 갚아야 할 빚이 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대표팀을 처음 소집했던 2009년 12월 일본과 친선경기를 해 1-2로 졌다. 대표팀이 제대로 꾸려지기 한참 전 일이지만 기분이 썩 좋을 리 없다. 설욕의 기회다.


○승리

선수들의 각오에서 승리에 대한 절실함이 묻어난다.

김영권은 “병역과 메달 둘 다 포기 못한다. 일본 선수들은 우리보다 멘털에서 약하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기성용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지면 4강에 오른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정신적으로 더 준비하겠다. 이기면 금메달처럼 기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역시 “이번 한일전은 남다르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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