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의 THIS WEEK] 기본기·근성 부족, 신인지명 딜레마

입력 2012-08-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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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신인지명회의가 20일 개최된다. 각 구단은 더 나은 신인을 뽑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이고, 고교와 대학 졸업 예정자 등 드래프트 신청선수들은 가슴 졸이며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릴 것이다.

구단에나, 개인에게나 신인지명은 큰 의미를 지닌다. 당장 내년뿐 아니라 머나먼 미래의 운명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이 있다. 수년 전부터 ‘대형신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많은 신인 중 데뷔 첫해 프로 1군에서 제대로 활약한 선수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점이다. 신인상 수상자도 대부분 ‘중고신인’이지 않은가. 이는 한국 프로야구가 서른 살이 넘으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지만, 과거에 비해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본기나 실력이 줄어든 것도 한 이유가 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을 맡아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부터 중·고교 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추어는 무엇보다 기본이 중요하다. 동작 하나, 플레이 하나가 기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야 하는데 당장 눈앞의 성적을 내기 위해 응용력에 치우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본기가 갖춰져야 응용력도 생기게 마련이다.

특정 포지션에 대한 집중과 외면 또한 심각해 보인다. 대부분 재능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투수를 선호한다. 프로 초반 야수보다도 투수의 성공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인 듯하다. 반면 몸이 고될 수밖에 없는 포수는 기피 포지션이 된지 오래다. 포지션별 불균형이 심각하다. 왼손타자가 대접받는 프로 현실이 반영돼 아마추어에서도 우투좌타의 야수들이 넘쳐난다. 개인의 특성을 무시한 측면이 많아 보인다. 이 탓에 팀마다 제대로 된 오른손타자를 찾기 힘든 현실이다.

무엇보다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고, 자신의 실력을 키울 수 있는 근성이 많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환경이 뇌를 지배한다고 하듯, 편안함을 추구하는 현 세태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직업선수의 꿈을 꾸고 성공하기 위해선 스스로에 대해 좀 더 치열해질 필요가 있음을 선수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개인별 특성에 맞는 맞춤식 지도 등 아마추어 현장에서 지도 스타일의 변화도 필요하다.

평범한 진리지만, 아마추어는 프로의 근간이자 자양분이다. 아마추어가 살아야 프로도 산다. 개인과 함께 한국야구도 더 성장하기 위해서 더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할 때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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