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민. 스포츠동아DB
2군 전전하다 작년 가능성 인정
2-2 맞선 9회 홈런… 5연패 끊어
믿어준 스승에게 한방으로 보답
두산 윤석민(27)은 만년 유망주였다. 2004년 입단부터 ‘리틀 김동주’라고 불리며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늘 2군에 머물러 있었다.
수없이 사라지는 선수 중의 한 명이 될 뻔했던 윤석민이 마지막 기회의 끈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군복무 후 달라진 훈련 태도 덕분이었다.
늘 절실함이 부족해보였던 그가 2011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쉼 없이 구슬땀을 흘리는 모습에 코칭스태프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해 8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7, 4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올 시즌에는 새로운 사령탑 김진욱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으며 4번타자로 기용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연착륙중이다.
김 감독은 “(윤)석민이는 가지고 있는 파워가 워낙 좋기 때문에 일단 맞으면 장타가 된다”고 칭찬하면서 “아직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반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공보고 공치기’만 하고 있는데 (윤)석민이가 자기 볼을 칠 수 있게 되면 어느 누구도 함부로 승부할 수 없는 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잠재력을 높이 샀다.
윤석민은 결정적인 순간 스승의 믿음에 보답했다. 23일 잠실 넥센전 2-2로 맞선 9회 1사 후 타석에 서 바뀐 투수 좌완 박성훈의 시속 121km짜리 포크볼을 통타해 좌측담장을 넘겼다.

데뷔 9년 만에 기록한 개인 첫 끝내기 홈런이자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건져내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두산은 이날마저 넥센에 승리를 내줬더라면 6연패를 당해 자칫 팀 분위기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도 극심한 타선의 침체로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가지 못하는 모습이었으나 4회 오재일의 2점홈런과 함께 2개의 홈런으로 연패를 탈출했다.
윤석민은 경기 후 “팀이 안 좋아서 오늘은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며 “지난 경기(22일)에서 상대 투수(박성훈) 변화구가 좋아서, 변화구를 노리고 친 게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번 타자로서 책임감도 드러냈다. 그는 “경기 전 (송재박) 타격코치님이 ‘4번타자는 팀의 얼굴이고 강인해야 하는데 똑딱이(단타만 치는) 이미지로만 가는 것 같다’고 하셔서 훈련할 때 일부러 멀리 치는 연습을 많이 했다. 결과가 좋게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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