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서건창 “기필코 득점…초구 노렸다”

입력 2012-08-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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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스포츠동아DB

SK와 빗속 혈투속 8회 말 결승타
“최근 부진 내게 승부걸 줄 알았다”


1-1 동점이던 8회말 2사 1·3루. 목동 하늘의 빗줄기는 더 굵어지고 있었다. SK 투수 박정배는 물러진 마운드의 흙을 연신 골랐다. 박정배의 초구가 들어오자, 타석에 선 넥센 서건창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타구는 빗속을 뚫고 정확히 우중간으로 향했다. 여유 있게 2루에 안착한 서건창은 한손을 불끈 쥐었다. 2-1. 서건창(4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의 천금같은 결승타에 힘입어, 넥센은 4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타율을 0.275로 소폭 끌어 올린 서건창은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의 위용도 뽐냈다.


○위기의 넥센, 팀플레이로 재무장

넥센은 전날 두산과의 잠실 원정경기에서 윤석민에게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만약 승리했다면, 4위 두산을 2.5게임차로 쫓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게임차는 도리어 4.5로 벌어졌다. 24일 목동 SK전을 포함해 32경기가 남은 상황.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4강진출은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경기 전, 넥센 김시진 감독은 “이제 매 경기가 승부수”라며 목소리를 냈다. 넥센 박병호 역시 “홈런왕이나 홈런 30개보다도 내게 중요한 것은 4강이다. 홈런을 의식하면, 자칫 스윙이 커져서 팀플레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홈런 보다는 승리를 위해 타점만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서건창 ‘밥상 차리고, 떠먹기까지…’

박병호의 얘기를 전해들은 서건창은 한 술을 더 떴다. “병호 형이 타점을 위주로 한다면, 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밥상을 열심히 차리겠다. 지금까지도 그런 정신으로 해 왔지만, 몸에 맞고서라도 무조건 출루하겠다”고 했다. 밥상을 차리는 레시피는 다양했다. 2회말 2사2루에서는 볼넷으로 걸어 나가며 기회를 이어갔고,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3루 쪽 기습번트로 출루하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하지만 자신의 출루에도 득점이 나오지 않자, 8회에는 밥숟가락까지 직접 꺼내들었다.


“욕심내지 말라는 조언 큰 도움”


○넥센 서건창=(8회)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나에게 승부를 걸 것으로 생각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박흥식 코치님이 ‘너의 스윙을 하라’고 지시하셨다. 그래서 초구부터 노렸는데, 결승타로 이어진 것 같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찬스가 자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집중을 했다. 후반기 들어와서 타격이 다소 주춤했는데 솔직히 힘들었다. 하지만 주변 코치님과 선배님이 ‘욕심내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 게 도움이 됐다. 초반 아무래도 성적이 나오다보니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운다는 마음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목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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