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규섭은 지난 시즌 부진을 딛고 소속팀과 함께 부활하겠다는 의지로 새 시즌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옛 스승 다시 만나 새 시즌 명예회복 별러
농구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이규섭(35)은 200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12년간 줄곧 팀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 팀에 남은 유일한 현역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삼성에나 이규섭에게나 악몽이었다. 삼성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처음 최하위의 수모를 맛봤고, 이규섭은 34경기에서 평균 6.9점, 2.1리바운드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여기에 시즌 중반에는 무릎부상까지 겪었다. 이 여파는 비시즌 연봉삭감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대박은커녕 전년 대비 연봉 50% 삭감의 시련을 맛봤다. 계약기간 1년, 연봉 1억5000만원에 재계약한 이규섭은 새 시즌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다.
삼성은 2012∼2013시즌 명예회복을 위해 김동광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김 감독은 이규섭이 신인왕을 차지한 2000∼2001시즌 팀 우승을 이끈 사령탑이다. 이규섭은 “감독님이 내 스타일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플레이가 한결 수월해졌다. 감독님께서 엉망이 된 틀을 다시 맞춰주고 계신 느낌”이라고 말했다.
7일부터 중국 선전에서 펼쳐지고 있는 ABA챔피언십에서 삼성은 중국 심판들의 편파판정 속에 내리 2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규섭은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공수에 걸쳐 주축선수의 몫을 다하며 흥분한 후배들을 달래는 역할까지 도맡았다.
이규섭은 공식 인터뷰 때 “10년이 넘도록 국제대회를 치러봤지만 이런 판정은 처음이다. 아시아 국가간의 친선도모를 위한 대회가 아닌가. 이런 판정으로 중국팀의 승리를 만든다면 대회 취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쓴 소리를 던져 중국 관계자들과 언론을 당황케 하기도 했다. 최고참으로서 삼성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이었다.
선전(중국)|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